유럽의 일부 팬들은 공동개최국 한국이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심판들에게 (한국팀에 유리하게 판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24일 주장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날 한국, 터키 등 축구 변방국들이 유럽의 축구강국들을 잇따라 물리쳐 월드컵이 ‘유럽 중심’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축구팬들은 오히려 이들 팀에 감사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주최국 이점’을 살려 4강에 올랐다면 다른 개최국 일본은 왜 그렇지 못했나”고 반문하면서 “음모론이 주로 유럽 쪽에서 제기되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파이내셜타임스도 24일 ‘몇몇 좋지 않은 기억들이 공정한 판단을 흐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탈리아전에서의 주심은 본보기가 될 만큼 모범적이었다”며 “심판도 인간인 이상 완벽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번 월드컵에서 주심의 판정은 ‘올바른 자세’에서 비롯됐고,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FIFA 심판위원회 에드가르도 코데살 멘데스는 “이번 월드컵의 4000여개 판정 가운데 5∼6개 정도 오류는 있겠지만 확률상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화면을 통해 판정을 재확인하는 별도 심판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키스 쿠퍼 FIFA 대변인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편 제프 블레터 FIFA 회장이 “심판의 판정을 이해할 수 없고, ‘재앙’ 수준”이라며 “심판을 국적이 아닌 실력으로 선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데 대해 FIFA 심판위원회가 발끈했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이 24일 보도했다. 심판들은 “블레터 회장 자신이 보다 다양한 나라 출신들로 심판을 충원키로 해놓고선 이제 와선 말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