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일부언론 돌연 '한국 때리기'

  • 입력 2002년 6월 25일 14시 22분


한국이 스페인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는 과정에 돌출된 심판 판정시비에 대해 영국 언론은 보수성향과 진보성향에 따라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진보성향인 '가디언'은 이번 한국-스페인전과 같은 양상이 지난 96년 유럽컵대회 스페인과 잉글랜드전에서도 벌어져 스페인팀이 이번과 똑같은 불만을 표시했었다며 유럽의 축구 강대국들이 약체로 예상됐던 한국팀에 잇달아 패배한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시 진보성향의 '미러'는 영국이 한국을 응원해야 하는 이유는 월드컵에서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어떻게 경기를 해야하며 응원단의 행동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얻었고 주최국에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패배의 실망감을 해소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수성향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더 타임스' 등은 한국이 의심스러운 심판 판정 덕분이 아니면 준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없는 나라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특히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이 제기한 음모론에 한술 더 떠 '한국은 부패에 익숙한 나라'라는 등 악의적인 내용까지 덧붙였다.

한국이 이탈리아전에서 승리할 때까지만 해도 영국 언론은 보수나 진보의 구분없이 한국의 강한 체력과 볼에 대한 집착력에 찬사를 보냈다. 또 이번 월드컵 대회는 역대 대회중 가장 성공적인 대회가 될 것이라는 칭찬도 잊지 않았었다. 심지어 항의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선수들에게 패배를 하더라도 품위를 지켜야 한다며 점잖게 타이르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영국내 보수성향 언론이 왜 갑자기 '한국 때리기'에 나섰는지, 런던의 교민들은 그 배경을 궁금해하고 있다.

파리=박제균 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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