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본의 언론들은 24, 25일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한국의 입장을 지지했다. 이들의 보도태도에는 한국에 대한 판정시비가 단순히 한국에 대한 항의가 아니라 축구강국들이 탈락한데 대한 불만이나 아시아 축구를 경시하는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판단도 깔려 있다.
아사히신문은 24일 ‘심판불신, 대회에 찬물’이라는 제목으로 과거와 이번 대회에서 판정시비를 불러일으킨 사안들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끊이지 않는 비판, 뒷맛 개운치 않다’는 편집위원의 칼럼에서 필자는 “비록 일본이 오심으로 진다고 해도 ‘그것도 축구게임의 하나’라며 받아들일 자신이 나에게는 있다”며 판정시비를 비판했다.
가토 히사시(加藤久) NHK방송 축구해설위원은 24일 10시 뉴스에서 “판정시비는 과거에도 있었으며, 특히 아시아 팀들은 역대 대회에서 문제제기도 하지 못한 채 패한 경우가 많았다”며 “특별히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가토 씨는 “그럼에도 이번에 판정시비가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이번 대회가 파란의 대회인데다 축구강국들이 잇따라 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5일 한국에 관련된 판정시비를 자세히 보도한 뒤 “스페인이 골든골이라고 주장하는 골이 들어갔을 때 한국선수들이 휫슬 소리를 듣고 플레이를 멈춘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그때 스페인이 이긴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가 유럽의 과도한 상업주의가 부채질하는 ‘오심소동’이라 한다면, 세계의 축구팬들은 냉정함을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지금까지의 판정시비는 축구 강국간에 벌어졌고, 어느 쪽도 홈 어드밴티지의 혜택을 누려왔다”면서 “불만을 얘기하면 피차 마찬가지 아니냐는 말로 해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문제는 최근 유럽의 톱리그나 월드컵의 방영권료가 급등했기 때문에 축구강국이 끝까지 남도록 해 대회의 상품가치를 높이려는 상업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설기사를 통해 일부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월드컵에서는 어느 정도의 부조리가 수용돼 온 과거가 있다”며 “오심을 포함해서 청탁(淸濁)을 모두 받아들이고 질주하는 것이 축구”라고 지적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심규선기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