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간 A매치 경력은 8강전까지 130경기로 국내는 물론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그만큼 경험많은 선수가 없다.
한국팀 수비의 핵이자, 믿음직한 주장.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는 마지막 키커로 나서 승리를 결정지은 주인공. 바로 홍명보(33·포항 스틸러스)다.
한국팀의 수비 뿐 아니라 공격도 그의 발 끝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 객관적인 통계수치로 입증됐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지 ‘닛칸 스포츠’는 2002 한일월드컵 8강전까지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롱패스의 성공갯수를 따진 결과 홍명보가 당당 3위에 올랐다고 25일 보도했다.
한국팀이 8강전까지 5경기를 치르면서 시도한 704개의 롱패스 중 홍명보는 121개를 차 91개를 동료에게 정확히 연결했다. 실패는 30개로 성공률 75.2%.
자기 진영에서 공격 일선으로 한 번에 연결해주는 롱패스는 한국팀이 유럽의 강호들과 맞붙었을 때 효과를 발휘한 주요 공격수단의 하나. 실제로 홍명보는 수비에 치중하다 빠른 역습으로 전환할 때 최전방 공격수 앞에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롱패스를 여러차례 성공시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가장 많은 롱패스를 성공시킨 선수는 멕시코의 미드필더 라파엘 마르케스로 129번의 롱패스를 시도해 100개를 성공시켰고, 115개 중 94개를 성공시킨 스페인의 루벤 바라하가 뒤를 이었다.
멕시코의 헤라르도 토라도는 롱패스 성공횟수 76개로 5위에 그쳤지만 성공률은 90%를 웃돌아 최고의 정확도를 자랑했다.
흥미로운 것은 홍명보를 제외한 롱패스 성공횟수 상위 5명이 모두 미드필더라는 사실이다. 상대팀의 공격을 막아낸 뒤 미드필더에게 짧게 패스, 공을 떠넘기는 대부분의 수비수와는 달리 홍명보는 롱패스로 공격에까지 가담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역할을 했다는 것.
닛칸 스포츠는 홍명보에 대해 “그동안 공격에서도 좋은 활약을 해왔지만 이번 월드컵에선 단 2개의 슈팅만을 기록할 정도로 철저히 수비에 전념했다”면서도 “롱패스를 91번이나 성공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팀 기여도 면에서 여전히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롱패스 성공 상위 5명 | ||||
순위 | 선수 | 국명 | 성공횟수 | 실패횟수 |
1 | 라파엘 마르케스 | 멕시코 | 100 | 29 |
2 | 루벤 바라하 | 스페인 | 94 | 21 |
3 | 홍명보 | 한국 | 91 | 30 |
4 | 투가이 케리몰루 | 터키 | 85 | 17 |
5 | 헤라르도 토라도 | 멕시코 | 76 |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