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의 수직상승과 함께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축구연맹이 5월15일 발표한 FIFA 랭킹에서 한국은 평점 603점으로 40위. 2000년 이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우승후보를 잇따라 침몰시키며 강한 인상을 남긴 만큼 한국축구의 순위는 역대 최고기록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팀은 1998년 12월 프랑스월드컵 지역예선에서 9승2무1패의 좋은 성적으로 일찌감치 본선진출을 확정지었을 때 17위에 올랐었다.
FIFA 랭킹은 한 나라의 축구대표팀이 국가대표간 경기(A매치)에서 어떤 성적을 거뒀느냐를 점수로 환산, 매달 바뀐다. 승패와 골 득실 등 기본적인 것 외에 △홈경기냐 원정경기냐 △상대팀의 전력이 어느 정도냐 △어떤 대회에서 올린 성적이냐 등 점수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적지 않다.
예컨대 한국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현 세계랭킹 5위인 포르투갈을 상대로 1승을 거둔 것과 랭킹 202위인 부탄을 초청, 친선경기에서 승리한 것과는 평점이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지는 것. 통상 한 경기에서 승리할 때 얻을 수 있는 평점은 10∼30점. FIFA 랭킹은 최근 성적에 무게를 더 실은 8년간의 누적 평점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준결승까지 유럽의 강호들을 상대로 3승2무1패(스페인전 승부차기 승은 공식적으로는 무승부)의 성적을 거둔 한국팀은 단순 전적만으로도 상당한 순위 상승이 확실시된다. 게다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랭킹 10위 이내의 강호들을 연파하고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뤄냈다는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유례없는 도약이 유력하다.
준결승까지 마친 현재 전문가들의 계산으로는 한국팀은 최소한 평점 50∼70점은 추가할 수 있을 전망. 이 정도만으로도 현재 32위(평점 634점)에 올라있는 일본과의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것은 물론, 20위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는 평가. 29일 대구에서 벌어질 3∼4위 전까지 이긴다면 랭킹은 역대 최고순위 기록을 무난히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대회 전까지 44위에 머물러있던 월드컵 통산랭킹도 20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를 전망이다. 다음 FIFA 랭킹은 7월 3일 발표된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