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에서 독일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태극전사들은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3, 4위전을 승리로 장식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태극전사들에게 3, 4위전은 결승전에 앞서 치르는 요식절차가 아니다. 승리해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 전국을 붉은 물결로 물들이며 대표팀을 성원해 준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은 승리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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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딩크식 축구 ‘준비된 만능’ 유상철 |
‘폭주기관차’처럼 거칠 것 없이 질주한 한국 축구에 대해 시샘이라도 하듯 심판판정 문제를 제기한 일부 유럽국가들에 진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고국 네덜란드를 98프랑스월드컵에서 4위에 올린 것이 자신의 월드컵 최고 성적인 ‘국민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의 이력서를 고치기 위해서도….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집념도 여느 때와 다름없다. 골반 부위 근육을 다쳐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최용수는 26일 오전 아노 필립 물리치료사와 함께 경기 하남시 미사리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3, 4위전 출전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월드컵을 무대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황선홍도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황선홍은 25일 독일과의 4강전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유럽 빅리그 진출 전망이 밝아진 박지성 이영표 송종국 유상철 등도 자신들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선수들은 26일 히딩크 감독의 결정에 따라 하루 휴가를 받아 가족 친구와 함께 지내며 긴장감을 풀었다.
27일 오전 11시 재집결하는 대표팀은 오후 2시 항공편으로 훈련캠프인 경주로 이동해 오후 5시부터 회복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