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야신상-골든볼 내 품에”

  • 입력 2002년 6월 29일 19시 09분


칸 “브라질이 별거냐.” 동아일보 자료사진
칸 “브라질이 별거냐.” 동아일보 자료사진

종착역을 향해 치닫는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브라질과 독일로 압축된 결승전만큼이나 세계 축구팬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개인기록이다.

기록의 젖줄은 브라질이다. 카푸의 사상 첫 3회 연속 결승 출전은 이미 이뤄진 셈이고 호나우두의 ‘마의 6골’ 돌파 및 브라질의 통산 5회 우승도 달성 확률이 높은 기록이다.

하지만 축구팬은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33)을 주목해야 한다. 칸은 72년 월드컵 역사에서 누구도 해내지 못한 최고의 ‘거미손’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칸은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단 1골을 허용했을 뿐이다.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무득점으로 막아낸다면 팀 우승은 물론 역대 월드컵 최소 실점을 기록한 골키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지금까지 가장 적은 골을 허용한 골키퍼는 98년 대회에서 프랑스를 정상으로 이끈 파비앵 바르테즈. 그는 당시 7경기에서 단 2골만 내줬다.

칸이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를 앞세운 브라질의 최강 공격력을 무실점으로 봉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누구도 98년 대회 결승전에서 브라질이 한 골도 넣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칸이 결승에서 한두 골을 내줘 역대 최소 실점 달성에 실패한다 할지라도 그는 여전히 월드컵 역사에서 아무도 이루지 못한 금자탑을 노리고 있다.

골키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지금까지 필드 플레이어가 독점해 온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을차지하는 것.

이밖에도 칸은 팀 우승 여부에 관계없이 이변이 없는 한 최고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당초 4강이 최대 목표로 조별리그 첫 경기인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접전을 펼쳐온 독일이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칸의 거미손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팀 공헌도만 놓고 따지자면 어떤 선수보다도 높다는 평가.

결승전에서 패한다면 그 확률은 격감하겠지만 90년과 98년 대회 때도 패한 팀에서 ‘골든볼’ 수상자가 나왔던 만큼 가능성은 남아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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