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네덜란드로 돌아간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영원한 이별의 표현인 ‘굿바이’ 대신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소 롱’이라는 표현을 써 한국축구와의 인연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팬이 내게 보내준 성원을 절대 잊지 못한다”며 “기술고문으로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일할 생각이며 젊은 선수들의 유럽 진출을 힘이 닿는한 돕겠다”고 밝혀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한국축구를 위해 뛸 각오가 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은 우선 네덜란드에 도착한 뒤 곧바로 네덜란드 프로축구의 명문 PSV 아인트호벤과 감독 계약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 감독은 “내일 아인트호벤 관계자와 만나 논의할 것이며 쌍방이 서로를 잘 이해하는 만큼 협상이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인트호벤 사령탑으로 취임한 후에는 대한축구협회와의 협의를 통해 한국대표팀 선수중 서너명을 아인트호벤에 영입하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히딩크 감독은 “어떤 선수를 유럽으로 데려와 조련할 지에 대해서는 대한축구협회와 상의해야할 문제이며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됐던 선수들보다 훨씬 어린 선수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엔 수백명의 팬들이 몰려들어 떠나는 히딩크 감독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국사람들을 잊지 마세요(Remember Korean)’, ‘사랑해요(I ♡ You)’ 등 팬들은 피켓에도 아쉬움을 글로 표현했다.
히딩크 감독은 공항 귀빈실에서 박항서 정해성 김현태 국가대표팀 코치와 최주영 물리치료사 등과 마지막 석별의 정을 나눈 뒤 동두천정보산업고 밴드부 학생들이 ‘이별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애인 엘리자베스 등과 어깨동무를 하고 포즈를 취했으며 환송나온 30여명의 붉은 악마 회원들과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백기완 소장은 지난 4월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협회의 요청으로 대표선수들에게 강연을 하면서 히딩크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됐고 히딩크 감독이 출국에 앞서 꼭 한번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와 이날 공항까지 직접 배웅을 나왔다.
이날 베이지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로 된 콤비 정장을 입은 히딩크 감독은 환송 행사를 마친 뒤 경찰들의 호위속에 전용출입문을 향했고 30여명의 ‘붉은 악마’와 수백명의 축구팬들이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가운데 자신의 축구인생에 큰 의미를 남긴 한국땅을 떠났다.
인천공항〓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