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찬호-병현 ‘극과 극’

  • 입력 2002년 7월 12일 17시 47분


볼, 볼, 볼, 볼….

마음을 잡고 나간 후반기 첫 경기였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가 도지는 바람에 게임을 망쳤다.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후반기 첫 등판에서 비교적 잘 던지고도 볼넷이 빌미가 돼 패전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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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호, 미네소타전 투구 상보

박찬호는 12일 미네소타 메트로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6과 3분의1이닝 동안 3안타밖에 맞지 않았지만 몸에 맞는 공 2개와 볼넷 5개 등 4사구를 무려 7개나 내주며 4실점(3자책), 시즌 5패째(3승)를 기록했다. 8점대이던 평균자책은 7.63으로 낮아졌고 직구 최고스피드는 94마일(151㎞)을 찍었다.

이날 경기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다. 텍사스 타선은 1회 1점, 2회 멘치의 2점홈런 등으로 초반 3점을 먼저 얻으며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팀의 에이스라면 3점차 리드 정도는 마땅히 지켜줘야 하지만 만회점수를 내주는 과정이 안 좋았다. 2회 코스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도루에 이은 폭투로 1사 3루. 6번 오르티스가 다시 볼넷을 얻는 순간 텍사스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가 무리하게 3루주자를 견제하다 악송구를 던져 1점(비자책)을 내줬다.

박찬호는 3회엔 2사 3루에서 미엔키비츠와 코스키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해 3-3 동점. 4,5회를 무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6회부터 제구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 2개로 2사 만루. 다행히 삼진으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7회 또다시 연속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이어 등판한 리치 로드리게스가 2사 1, 2루에서 적시타를 맞는 바람에 실점과 패전의 멍에는 고스란히 박찬호의 몫.

박찬호가 이날 던진 107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8개에 불과했고 볼이 49개나 됐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지나치게 많은 볼이 (패배의) 대가를 치르게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올 시즌 자기 공의 위력에 자신이 없는 박찬호는 예전의 공격적인 투구보다 피해가는 피칭을 구사해 패배를 부르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김병현이 승리를 지켜낸 뒤 1루수 마크 그레이스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AP]

반면 자신감이 너무 지나쳐 가끔 화를 부르기도 하는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의 경기에서도 시종 공격적인 피칭으로 깔끔한 세이브를 따냈다.

4-3 한점차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대타 핸슨과 코라를 각각 뜬 공과 내야땅볼로 처리한 뒤 마지막 타자 로두카를 헛스윙삼진으로 잡아 시즌 23세이브째를 거뒀다. 투구수 13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9개.

‘떠오르는 별’ 김병현은 후반기 첫 등판에서 세이브를 따내며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하고 있어 ‘잠수’중인 박찬호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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