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배고픈’ 유럽축구 구단들

  • 입력 2002년 7월 19일 17시 37분


“돈이 없다.”

세계축구의 본고장인 유럽 프로축구리그가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유럽 프로축구리그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명문구단들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으면서 스타플레이어들의 팀간 이적이 급격히 줄어들고 선수들은 자진해서 연봉을 삭감하겠다고 나서는가 하면 시즌 일정까지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

이탈리아 인터밀란 소속의 호나우두(브라질), 크리스티안 비에리(이탈리아), 알바로 레코바(우루과이)등 고액 연봉 ‘3인방’은 최근 구단의 재정난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위해 연봉을 삭감하는데 합의했다.

800만달러(약 96억원)의 연봉을 받아온 레코바와 각각 600만달러(약 72억원)를 받아온 호나우두와 비에리는 다음시즌 자신들의 연봉을 5∼10% 삭감하는데 동의했다.

또한 2002∼2003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력 보강을 위해 활발하게 선수 이적을 추진하던 각 구단들이 스타플레이어들을 영입하는데 소극적이 되면서 이번 여름 선수 이적시장은 완전히 냉각됐다.

프랑스의 파리 생제리맹에서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로 옮긴 프랑스대표팀 출신 니콜라 아넬카의 이적료 2040만달러(약 245억원)가 최고 기록. 이밖에 1000만달러 이상의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는 프랑스 랑스에서 잉글랜드 리버풀로 이적한 세네갈의 엘 하지 디우프(1560만달러)를 비롯해 5명뿐.

예전에 크리스티안 비에리, 루이스 피구, 지네딘 지단 등이 이적할 때마다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4500만달러에서 7000만달러 사이의 초고액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적료도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유럽 프로축구리그 시장의 경제난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한국의 ‘태극전사’들이 유럽으로 진출하는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정환 송종국(이상 부산 아이콘스), 이천수(울산 현대), 이을용(부천 SK) 등이 유럽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

세계축구 ‘황금의 땅’으로 불리며 축구선수들의 꿈의 무대였던 유럽 프로축구리그가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 빠진 것은 주수입원인 TV중계료가 반으로 줄어들었기 때문. 여기에 이적료와 연봉이 그동안 천정부지로 올라 구단 재정에 커다란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럽 프로축구의 3대리그중 이탈리아 세리에 A와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는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고 이에 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형편이 좀 나은 편.

이탈리아는 최근 9월1일 개막할 예정이던 2002∼2003시즌을 한달간 연기하고 이 기간동안 각 구단이 재정을 정비하는 시간을 주는 방안까지 검토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올 상반기 이적료 톱 6(1000만 달러 이상)
순위선수이적 현황이적료
니콜라 아넬카파리생제르맹(프랑스)→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2040만달러
엘 하지 디우프랑스(프랑스)→리버풀(잉글랜드)1560만달러
우고 비아나스포르팅리스본(포르투갈)→뉴캐슬(잉글랜드)1330만달러
마시모 마카로네엠폴리(이탈리아)→미들스버러(잉글랜드)1270만달러
토로 아쿠나레알사라고사(스페인)→데포르티보라코루나(스페인)1050만달러
주안 로만리메보카주니어스(아르헨티나)→바르셀로나(스페인)1030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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