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삼성 파브 K리그가 연일 관중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3일 ‘레프리 페이징 시스템’(사진)을 도입, 심판들의 정확한 의사 소통과 신속한 판정으로 경기 진행을 원활하게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연맹이 새로 도입하기로 한 장비는 일종의 무선호출기. 부심의 깃발에 달린 호출기가 주심의 팔목에 찬 호출기와 연결된다. 월드컵 대회에서도 사용했던 장비로 주심이 오프사이드 또는 파울을 보지 못했을 경우, 또는 선수 교체 상황에서 호출기 버튼을 누르면 진동과 소리를 통해 주심에게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특히 1부심과 2부심의 소리가 틀려 어느 쪽에서 벌어진 상황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세트당 가격은 150만원 정도. 연맹은 6세트를 구입해 심판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국내 프로축구에는 2000년에 이와 비슷한 장비를 사용한 적이 있지만, 시스템이 완벽하지 못해 잦은 고장 등의 문제로 1년 만에 사용을 중지했다. 더구나 당시에는 관중이 많지 않아 주심과 부심이 목소리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이 장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월드컵 이후 경기마다 2만명에서 많게는 4만여명의 관중이 몰리는 바람에 관중의 환호와 응원 소리에 주, 부심이 아무리 크게 외쳐도 의사 소통을 할 수 없게 된 것. 이에 따라 프로연맹은 21일 수원 경기에서 이 장비를 시험 운영했고 톡톡히 효과를 봤다. 이날 수원에는 4만2000여명의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지만 경기 운영에는 지장이 없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