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암에 걸렸다는 통고를 받고 태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절망에 빠져 몸부림치거나 쉽게 좌절하기 쉬운게 보통사람이지만 암스트롱은 말기암을 극복하고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투르 드 프랑스를 한두번도 아닌 4번이나 제패했다.
암스트롱은 사이클 선수로 서서히 명성을 얻어가던 96년 생존율이 50% 밖에 되지 않는다는 고환암 판정을 받았다. 한쪽 고환을 떼어냈고 암이 뇌까지 전이돼 뇌 조직 일부까지 도려내야 하는 대수술을 여러차례 반복하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그러나 그는 항암치료와 재활훈련을 거뜬히 이겨내고 세계 최고의 철인으로 다시 우뚝 섰다.
투르 드 프랑스는 알프스와 피레네 산맥을 포함해 3200여㎞를 21구간에 걸쳐 한달 가까이 달려야 하는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레이스. 수년동안 훈련을 해온 철인들에게도 힘든 레이스다.
미국 텍사스 출신의 암스트롱은 16세때부터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활약했고 미국사이클대표팀 선수로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유망주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중 청천벽력같은 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곧 불굴의 의지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암이 발견되기 이전보다 더 큰 업적을 이뤄냈다.
98년 크리스틴과 결혼해 1남2녀를 낳고 단란한 가정까지 꾸린 암스트롱. 그는 “몇번 우승했는가 보다는 암 생존자인 내가 우승했다는게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활짝 웃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