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암스트롱 ‘살아있는 전설’

  • 입력 2002년 7월 29일 17시 49분


“아빠가 또 해냈다.” 투어 드 프랑스 4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초인’ 랜스 암스트롱이 부인 크리스틴및 세자녀와 함께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로이터뉴시스
“아빠가 또 해냈다.” 투어 드 프랑스 4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초인’ 랜스 암스트롱이 부인 크리스틴및 세자녀와 함께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로이터뉴시스
“그가 바로 초인이다.”

미국의 ‘사이클 영웅’ 랜스 암스트롱(31). 그가 초인적인 의지력으로 또 한번 최고의 사이클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 정상에 올라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암스트롱은 29일 끝난 2002투르 드 프랑스에서 3277.5㎞를 총 82시간5분12초로 주파하며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암스트롱은 자크 앙케티(프랑스), 에디 메르크스(벨기에), 베르나 이널(프랑스), 미구엘 인두라인(스페인)에 이어 99년 역사의 투르 드 프랑스에서 사상 5번째 4승 달성의 주인공이 됐다.

암스트롱이 쌓은 위업은 경이롭다.

어느날 갑자기 암에 걸렸다는 통고를 받고 태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절망에 빠져 몸부림치거나 쉽게 좌절하기 쉬운게 보통사람이지만 암스트롱은 말기암을 극복하고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투르 드 프랑스를 한두번도 아닌 4번이나 제패했다.

암스트롱은 사이클 선수로 서서히 명성을 얻어가던 96년 생존율이 50% 밖에 되지 않는다는 고환암 판정을 받았다. 한쪽 고환을 떼어냈고 암이 뇌까지 전이돼 뇌 조직 일부까지 도려내야 하는 대수술을 여러차례 반복하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그러나 그는 항암치료와 재활훈련을 거뜬히 이겨내고 세계 최고의 철인으로 다시 우뚝 섰다.

투르 드 프랑스는 알프스와 피레네 산맥을 포함해 3200여㎞를 21구간에 걸쳐 한달 가까이 달려야 하는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레이스. 수년동안 훈련을 해온 철인들에게도 힘든 레이스다.

미국 텍사스 출신의 암스트롱은 16세때부터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활약했고 미국사이클대표팀 선수로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유망주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중 청천벽력같은 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곧 불굴의 의지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암이 발견되기 이전보다 더 큰 업적을 이뤄냈다.

98년 크리스틴과 결혼해 1남2녀를 낳고 단란한 가정까지 꾸린 암스트롱. 그는 “몇번 우승했는가 보다는 암 생존자인 내가 우승했다는게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활짝 웃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