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내 친구]맨발로 수상스키타는 허철씨

  • 입력 2002년 8월 6일 17시 51분


‘맨발로 타는 수상 스키’

아무것도 신거나 밟지 않고 맨발로 물 위를 달린다. 수중 스포츠 마니아 허철씨(38·한국잠수협회 수난구조위원·사진). 수상스키대신 나무판을 둥글게 잘라 타기도 했고 보트의 노 위에 올라 서서 타기도 했다. 함지박을 이용해 타기도 했고 테니스라켓을 밟고 타기도 했다. 스스로 ‘원판 스키’ ‘노짝 스키’ ‘함지박 스키’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 불렀다. 그러다 아예 ‘맨발’에 도전했다.

첫 도전은 18년 전 스무살 때. 잘 되지 않았다. 군복무를 마치고 계속 도전했다. 4년 후에야 비로소 익숙하게 탈 수 있었다. 자란 곳은 경기도 하남시 배알미동. 팔당댐 바로 아래쪽. 집아래로 한강이 보인다. 부모님은 산장을 겸한 식당을 운영했다. 보트로 손님들을 모셨다. “10대 때부터 물과 친해졌죠.”

맨발로 수상스키를 타기 위해 모터보트에 연결된 로프를 잡고 출발 한 뒤 물위에 일어서려는 순간(위)과 맨발로 물위를 달리는 장면(가운데). 아래는 맨발로 물위를 달리다 다시 등을 대고 달리는 모습. 사진제공 허철
맨발 수상스키는 외국 비디오를 보며 독학했다. 많은 실수가 있었다. 처음에는 보트가 무조건 빨리 달려야만 가능한 줄 알았다. 그러나 보트의 속도와 스키어의 체중사이에 관계가 있는 것을 알게됐다. “보트가 너무 빠르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발바닥이 화끈거립니다. 몸이 물에서 튕겨나가기도 하지요. 너무 느리면 물속으로 쑥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스키어와 보트를 모는 사람 사이에 수신호를 주고 받으며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가 체중 68kg의 후배에게 맨발 수상스키를 가르쳐 주면서 관찰할 때는 115마력 보트의 RPM(모터회전수) 3800상태에서 후배가 물 위에 적당히 설 수 있었다고 한다. 일반수상스키의 경우 보트의 RPM이 3500∼4000 정도라고 했다.

“맨발로 수상스키를 탈 때는 RPM과 체중 그리고 주변상황 등에 의해 매우 민감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이같은 특성을 고려해 맨발 수상스키를 탈 줄 아는 사람이 보트를 몰아야 안전합니다.”

맨발 수상스키는 크게 세가지 출발 방법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부력이 있는 옷을 입고 머리를 보트 반대쪽으로 향하고 누워있는 것. 물속에 누워 두 다리를 위로 든다. 보트출발과 동시에 허리와 엉덩이 사이의 부분을 이용해 물위를 미끄러지다가 발을 내려 물 위에 올라선다. 또 하나는 머리를 보트쪽으로 향해 누워 있는 것. 출발과 동시에 등을 이용해 미끄러진다. 수면에서 몸을 돌리며 정면을 향하면서 물 위에 올라선다. 다른 하나는 엎드려서 출발해 배를 이용해 미끄러지다가 물 위에 올라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상스키는 전신근육을 사용해야합니다. 오래 동안 타지 않았다면 적당히 훈련한 뒤에 타는 것이 좋습니다. 맨발 수상스키는 물에 뜨도록 도와주는 도구를 이용하지 않아 힘을 더 많이 쓰게 됩니다.”

하남스킨스쿠버동우회(남강산장) 031-791-6852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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