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여학생 팬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렸고 이 중 50여명은 팀 숙소 앞에 모여들기도 했다. 전남 숙소에서 김남일을 만났다.
-경기 출전 계획이 무산된 점이 아쉽지 않은가.
“오히려 컨디션을 점검할 시간이 생겨 다행이라는 생각이지만 나를 보기 위해 찾아준 많은 팬들에게는 죄송하다. 다음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현재 컨디션은 80% 정도로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월드컵 이후 경기에 나서지 않아도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내 생활이 없어져버렸다. 전에는 노래방에도 자주 가고 PC방에도 자주 갔는데 이제는….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불편한 점이 많다.”
-이른바 ‘김남일 신드롬’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은가.
“길게 안 갈 것 같다. 빨리 끝났으면 하는데….”
-전남팀에서의 역할은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수비에 치중하는 미드필더인가.
“그렇다. 공격을 많이 할 생각은 없다. 내 역할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도움왕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목표다. 한 경기에 2, 3개 찬스만 만들어주고 스트라이커들이 골을 넣어준다면 도움왕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수비형 미드필더의 임무를 벗어나겠다는 뜻은 아니다.”
-계획이 있다면….
“물론 축구밖에는 없다. 축구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도 ‘김남일은 연예인이 아니다’라고 되뇌곤 한다. 나는 축구 선수다.”
광양〓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