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소속팀이 달라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만나야 하는 주말부부다. 수원 동성여중 1학년 때 펜싱부 감독의 권유로 검을 잡기 시작해 효원고등학교를 졸업한 현희는 99년 전 소속팀인 광주서구청에 있을 때 4개월 정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그동안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입상은 고사하고 늘 50위권 밖에 머물렀다. 지난해 경기도체육회에 창단 멤버로 입단, 올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단체전 대표로 뽑혔으며 결혼 후 더욱 안정된 기량을 보이고 있다. 사재를 털어 가며 이번 세계대회 우승을 지도한 대표팀 이상기 코치(익산시청)는 남편의 팀 선배이기도 하다.
한국 펜싱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현희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우승 소감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으며 믿어지지 않는다. 세계 대회는 워낙 규모가 커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메달은 꿈도 꾸지 못했다. 굉장히 기쁘다. 이달 초 남편 생일에 함께 식사도 못했는데 늦게나마 큰 선물을 마련한 것 같다.”
-고비는 언제였는가….
“1점차로 이긴 중국 선수와의 16강전이 힘들었다. 세계 1위였던 프랑스 선수와의 8강전도 어려웠다. 강호들과 싸웠어도 떨지 않고 편안하게 맞섰다.”
-우승 비결이라면….
“5월 어려운 협회 사정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지훈련을 와 선진기술을 맛볼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상대 선수들이 공격 위주로 나와 수비에 먼저 치중하는 내 스타일과 잘 맞았다. 기습공격도 잘 먹혀들었다.”
-국제대회에서 어려운 점은….
“외국 선수들에 비해 키가 작은 게 약점이며 특히 팔 길이 때문에 불리하다. A급 선수와 직접 싸울 기회가 적어 경험도 부족한 편이다.”
-앞으로 목표는….
“21일 열리는 단체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때도 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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