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카우트연맹 대원인 김씨는 같은 스카우트대원 8명과 의기투합해 말 3필을 타고 국토를 종주했다. 말은 3명씩 번갈아 가며 탔다. 나머지는 식량과 텐트를 실은 트럭을 타고 뒤따랐다.
하루에 약 60km씩 국도를 달렸다. 주로 새벽이나 저녁에 달렸다. 말은 일사병에 약하기 때문이다. 오전 4시 경 출발해 2시간 정도 달린 뒤 오후 5시부터 8시 사이에 다시 뛰었다. 시속 약 15km 정도의 속도. 낮 동안에는 주로 쉬거나 주변 관광지를 둘러 보았다. 때로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말을 태워주며 승마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매번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다. 이 때 말들은 풀이 있는 곳에 간이 울타리를 쳐 주었다. 말들은 깨끗하고 풀이 있는 곳에서는 좋아하며 누워서 버둥거리기도 했으나 좀 지저분한 곳에서는 눕지 않고 서서 자는 등 잠자리를 가렸다. 아스팔트라서 예상보다 편자가 빨리 닳았다. 145km 정도 달릴 때마다 갈아주어야했다. 언덕에서는 달리고 내리막에서는 속도를 줄여야했다. 가는 도중 장마비를 만나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했으나 아무 부상없이 제주도에 도착했다. 첫 번 국토종주를 무사히 마친 이들은 앞으로 매년 한 차례씩 국토를 종주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은 말을 보면 좋아합니다. 승마를 시작하면 매우 몰두할 겁니다. 그런데 승마클럽 연회비가 몇 백만원하는 경우도 있고 월회비로 몇십만원씩 내기도 합습니다. 승마를 좀 더 대중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이같은 취지로 아예 ‘기마대’를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한국스카우트 북부연맹 기마스카우트 555단’이다. 서울 및 경기북부에서 활동하는 스카우트대원들이 주축이다. 경주용말들이었으나 고령 등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말 5마리를 2000만원에 구입해 올해 4월 기마대를 창설했다. 김씨가 대장을 맡았다. 말들은 경주용으로만 길들여져 있어서 적응훈련이 필요했다. 트럭을 보면 놀라서 날 뛰거나 밭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국토 종주를 앞두고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에 있는 한국스카우트연맹 중앙야영장에서 훈련을 했다. 이 곳에서 약 50km거리에 있는 팔당댐을 오가며 600km가까운 훈련을 마쳤다.
“생활승마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가까운 거리는 말타고 다니자는 거지요. 저는 이 곳에서 6km정도 거리인 곤지암까지는 평소에도 말타고 다닙니다.말이 자전거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는 기마민족의 후예 아닙니까. 승마는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어요”
김씨는 매년 국토종주를 하면서 학자들의 고증을 바탕으로 우리의 옛 ‘말 길’을 되짚어 보려는 계획도 있다. 앞으로 △서울-부산-제주도 △서울-강릉-울진 △서울-블라디보스톡 등의 코스에 도전할 계획이다. 특히 북한 종주를 목표로한 △서울-신의주 코스 종주에 신경을 쓰고있다. 승마보급을 위해 기마대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는 저렴하게 승마강습도 한다. 한 달 4회 강습에 15만원. 이들중에서 국토종주단원을 뽑을 생각이다. 031-764-1634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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