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황규연 백두봉 호령…세번째 ‘올스타장사’

  • 입력 2002년 8월 22일 17시 30분


황규연(뒤)이 결승 세번째 판에서 잡치기로 선제 공격한 이태현을 되치기로 쓰러뜨린 뒤 승리의 포효를 하고 있다. 전주연합
황규연(뒤)이 결승 세번째 판에서 잡치기로 선제 공격한 이태현을 되치기로 쓰러뜨린 뒤 승리의 포효를 하고 있다. 전주연합
‘모래판의 귀공자’ 황규연(신창건설)은 유난히 비정규 대회에 강세를 보여왔던 선수.

지난해 천하장사에 오르며 ‘번외 장사’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떼어버렸지만 이전까지는 정규 대회보다는 비정규 번외 대회에서 우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97년과 98년에는 연속으로 올스타 장사에 오르기도 했다.

그 황규연이 생애 세 번째 올스타 장사에 올랐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올해는 4월 익산 지역 장사 타이틀도 차지해 정규 대회에서도 모래판 최정상급 선수로 우뚝 섰다는 것.

황규연은 21일 전북 진안 문예체육회관에서 벌어진 2002 진안 홍삼배 올스타전 결승에서 ‘황태자’ 이태현(현대중공업)을 2-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황규연은 첫째판과 셋째판을 따냈고, 두 번째 판은 무승부. 이태현이 두 번째 판에서 받은 주의로 승리는 황규연에게 돌아갔다.

4강전에서 황규연은 백승일(LG투자증권)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고, 이태현은 8강전에서 김영현(LG), 4강전에서 권오식(현대)을 잇따라 꺾고 황규연과 맞섰다. 황규연은 잡치기로 첫 번째 판을 따냈다. 시간 초과로 무승부가 된 두 번째 판을 지난 뒤 황규연은 잡치기로 선제 공격한 이태현에게 되치기로 승부를 걸었다. 황규연은 “이태현이 서둘러 공격하는 바람에 중심이 쉽게 무너진 것 같다”고 스스로의 경기 내용을 분석했다.

한편 이태현은 이날 첫 경기에서 염원준(LG)을 꺾으면서 프로 씨름 통산 첫 400승의 주인공이 됐다. 83년 민속 씨름이 탄생한 이후 아무도 밟지 못한 400승 고지에 올랐지만, 결승에서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태현은 “결승에서의 패배는 아쉽지만 기록은 앞으로도 차근차근 세워나갈 것”이라며 “이만기 선배(현 인제대 교수)가 가진 최다 백두장사 기록(18회)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태현은 현재까지 13번 백두장사에 올라 통산 2위.

▽올스타 장사 백두급 순위〓ⓛ황규연(신창)②이태현(현대)③백승일(LG)④권오식(현대)

진안〓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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