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 체인지업과 커브외엔 특별한 주무기가 없다.
그렇다면 예전같지 않은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하는 길은 허를 찌르는 볼배합과 제구력뿐이다.
손가락부상으로 17일만에 메이저 무대에 복귀한 2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박찬호는 어떻게 하면 그가 버틸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줬다.
타자들이 직구를 노릴 땐 변화구를 던지고 스트라이크를 예상할 땐 볼을 던졌다. 특히 직구보다 뛰어난 컨트롤을 자랑한 커브의 위력이 압권. 양키스 타자들은 찬스때마다 박찬호가 구사한 커브에 번번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선발 6이닝 동안 탈삼진 6개에 7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팀의 6-2 승리를 이끌며 시즌 5승째(6패). 그가 승리를 거둔 것은 2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22일만이었다. 평균자책도 7.14에서 6점대(6.89)로 진입.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 양키스를 상대로 승리를 낚음으로써 19일 마이너리그에서 3이닝 9안타 9실점한 불명예를 깨끗이 씻고 오랜만에 자존심을 세웠다.
박찬호는 이날 5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냈으나 고비마다 커브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1회 제이슨 지암비에게 1타점짜리 적시타를 맞은뒤 3회 데릭 지터에게 우월홈런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 4회 무사 2루와 5회 1사 1,2루의 위기를 연달아 맞았지만 노련한 피칭으로 추가실점을 막아 팀승리를 이끌어냈다.
경기가 끝난뒤 양키스의 간판타자 지암비는 “(박찬호가) 타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뛰어난 투구를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찬호도 “포수의 사인에 의지하기 보다 내 스타일대로 공을 던졌으며 볼배합에서도 타자들의 허를 찌른 것 같다”며 오랜만에 밝은 표정을 지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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