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태극전사의 ‘맏형’ 황선홍(34·사진)이 대한민국의 영원한 우방 터키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일본프로축구 가시와 레이솔로부터 일방적으로 방출당해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된 황선홍은 최근 터키 프로축구 1부리그 트라브존스포르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트라브존은 부천 SK에서 활약했던 이을용이 이적해 뛰고 있는 팀으로 황선홍이 계약할 경우 한국선수 터키진출 2호가 된다.
계약조건은 이적료 없이 연봉 50만달러(약 6억원)에 1년간 뛰는 것. 황선홍은 정식으로 입단하기 위해 29일 일본에서 터키행 비행기에 올랐다.
황선홍의 터키 진출을 추진한 에이전트 최호규씨는 “계약서에 사인하는 일만 남았다”라며 “황선홍이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진출을 원하는 것을 고려해 MLS구단으로부터 제의가 올 경우 언제든지 보내준다는 조건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황선홍은 “내 스스로에게 떳떳하다고 생각할 때까지 계속 뛰고 싶었다. 터키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이다. 1년간 터키에서 뛴뒤 미국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황선홍은 월드컵 이후에도 꾸준한 훈련으로 몸을 다져지며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터키리그에 진출하자마자 경기에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부터 극심한 공격력 부재로 고생해왔던 트라브존은 월드컵 첫경기인 폴란드전에서 선제골을 합작했던 이을용과 황선홍이 황금콤비를 이룸에 따라 공격라인에 큰 활기를 띨 전망이다.
한편 황선홍의 터키진출로 월드컵스타의 유럽진출은 이을용 송종국 차두리에 이어 4명으로 늘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