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배구팀이 세계 최강 쿠바를 꺾은데 이어 아시아최강 중국마저 완파하며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8강에 진출, 강호 이탈리아와 4강진출을 다투게됐다.
한국은 9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12강 2차리그 F조 3차전에서 지난해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 우승국 중국을 68분만에 3-0(25-22, 25-21, 25-23)으로 격파했다. 전날 불가리아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한국은 이로써 중국, 불가리아와 함께 나란히 2승1패를 기록했으나 세트득실률에서 앞서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중국은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여자배구가 세계선수권대회 8강에 오른 것은 94년(4위)에 이어 8년만이다. 한국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성적은 67년 일본대회와 74년 브라질대회에서의 3위.
또 중국을 꺾은 것은 2000년 8월 그랑프리대회에서 3-2로 이긴 후 2년만이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998년 3-2로 이긴이후 4년만이다. 이번 중국전 승리로 한국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국은 12일 E조 3위 이탈리아와 4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이탈리아는 2차리그에서 이번 대회 우승후보인 러시아와 쿠바에 연패를 당해 팀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상태. 상승세의 한국이 이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이날 두 세트를 따야 8강진출이 가능했기 때문에 초반부터 중국을 몰아붙였다. 중국은 그동안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에서 번번이 한국의 발목을 잡았던 숙적.
한국은 세터 강혜미의 빠른 토스를 바탕으로 최광희(14점)와 장소연(9점)의 이동공격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한국은 첫세트에서 중반까지 13-15로 뒤졌으나 상대범실로 18-18 동점을 만든 뒤 최광희 등의 잇단 공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2세트에서도 구민정(6점) 대신 투입된 정선혜(7점)가 막판 2개의 강타를 내리꽂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3세트에서 15-9로 리드하다 19-21로 역전위기를 맞았지만 정선혜, 최광희의 공격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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