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부상AG/축구]이동국-이천수-최태욱 “AG서 명예회복”

  • 입력 2002년 9월 11일 17시 31분




0-1패. 그것도 한수 아래인 ‘아우’ 청소년대표팀에 졌다. 얼굴을 제대로 들고 다니지도 못할 지경이다.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 축구대표팀의 모습이다. 월드컵4강 신화에 젖어 있는 팬들도 충격적인 패배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아시아경기대표팀의 패배는 아직 조직력이 다듬어지지 않는 점도 있었지만 최근 불거진 감독 경질설로 인해 대표팀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빠진 것에서도 기인한다. 과연 흔들리는 아시아경기 대표팀이 회생의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이동국(23·포항)과 이천수(21·울산), 최태욱(21·안양) 등 ‘공격 3인방’이 박항서 감독 경질설 등으로 흔들리는 아시아경기 대표팀을 바로세우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라이언킹’ 이동국의 각오가 대단하다.

이동국은 10일 경기에서 전반 32분 김은중으로 교체되자 항의표시로 주장완장을 그라운드에 내팽개쳐 그렇지 않아도 대한축구협회와 갈등을 겪고 있는 박 감독을 가슴아프게 한 ‘죄’를 지었다. 이같은 돌발행동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절대적인 신임을 보이고 있는 박 감독을 위해서 골로 보답해 꼭 금메달을 획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게다가 이동국에겐 이번 아시아경기대회가 월드컵대표 탈락으로 실추된 개인적인 자존심을 회복하는 장이기도 하다.

또 이동국은 보다 안정된 선수생활을 위해 꼭 금메달을 획득해 월드컵 대표탈락으로 해결하지 못한 군대문제까지 깔끔하게 정리하겠다고 이를 악물고 있다.

부평고 시절부터 ‘단짝’으로 지내고 있는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 이천수와 최태욱도 최근의 불미스러운 사태를 어떻하든 빨리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개인적으로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서 실추된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점도 있지만 월드컵대표팀에서 큰 형님처럼 자신들을 돌봐준 박 감독에게도 힘을 줄 수 있는 길을 찾겠다는 각오다.

물론 자존심을 회복할 길은 성적밖에 없다.

플레이메이커 이천수와 오른쪽 날개 최태욱은 강력한 미드필드 라인을 형성해 짜임새 있는 공격을 주도해 월드컵때 보여준 한국축구의 진면목을 다시한번 펼쳐보이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둘은 “아시아경기대회의 준비기간이 짧다. 지금 축구에만 집중해도 시간이 없는데…. 청소년팀에 진 것이 결과적으로 선수들을 뭉치게 할 것이다. 선수 전원이 다른데 신경쓰지 않고 열심히 뛰도록 분위기를 이끌겠다”고 입을 모았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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