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나른한 오후 서울의 중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고 높다란 계단을 세명의 젊은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마치 뱀이 나아가는 좌우로 넓게 반경을 그리며 지그재그로 앞으로 나아가는데 휙휙 소리가 날 정도로 무척 빨랐다.
그것은 일반 스케이트보드가 아니었다. 뱀처럼 움직인다고 해서 ‘스네이크보드’라고 불리는 신종 탈것.
원리는 간단하다. 스케이트보드처럼 발딛는 곳이 하나의 판넬로 된 것이 아니라 양발을 놓는 곳 사이에 폴리머라고 불리는 특수소재로 된 크로스바가 있다. 양발판이 좌우로 움직일 수 있어 양발 끝을 함께 모았다가 벌렸다 하면서 허리를 돌리면 신기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시속 3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허리를 많이 쓰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아 체중감량에 최고라고.
80년대 중반 서핑 마니아인 남아프리카공화국출신 제임스 피셔라는 대학생이 땅에서도 서핑을 즐기는 쾌감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안하다가 개발했다. 국내에는 지난 6월부터 정식으로 소개돼 현재 400여명이 푹 빠져있다.
국내 순수 개발 탈거리도 있다. 스케이트보드와 인라인스케이트, 스키를 모두 합해놓은듯한 롤키가 바로 그것.
발을 놓는 발판은 스케이트보드처럼 넓은데 밑에 큰 바퀴가 두 개가 달렸다. 앞 바퀴는 자전거처럼 방향전환을 할 수 있고 스키처럼 폴로 지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수준이 올라가면 폴을 놓고 스케이트보드처럼 몸을 움직이며 신나게 달릴 수 있다는 것.
㈜미즈랜드에서 독점수입하는 스네이크보드는 레저스포츠전문업체인 ㈜넥스프리(www.nexfree.com)에서 7만원∼24만7000원에 판매하고 있고 ㈜페이펄인라인이 판매하는 롤키는 인터넷사이트 www.rollky.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14만9000원.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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