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선발로 동시출격한 메이저리거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와 김선우(25·몬트리올 엑스포스)는 똑같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4와 3분의1이닝을 던졌다. 하지만 투구내용은 전혀 달랐다. 이날만큼은 ‘아우’가 ‘형’보다 훨씬 나았다.
몬트리올 이적후 두 번째로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전에 선발로 나선 김선우는 최고시속은 150㎞였지만 위력적인 볼끝으로 좀처럼 연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1회 안타 2개와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의 위기에서 메츠의 페레즈를 우익수 뜬 공으로 잡아 불을 껐고 4회 1사 만루에선 메츠 투수 라이터를 1루수앞 땅볼로 유도, 병살처리했다.
몬트리올 타선도 초반부터 폭발해 김선우의 이적후 첫 승 분위기는 모락모락 익어갔다. 2회 먼저 2점을 뽑아낸 몬트리올은 5회 ‘40(홈런)-40(도루)클럽’ 가입을 노리는 블리디미르 게레로가 시즌 38호 2점홈런을 날려 스코어는 4-0.
하지만 김선우는 5회 1사후 메츠의 알로마 타석때 갑자기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경기를 포기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아웃카운트 2개만 더 잡아냈으면 선발투수 승리요건을 갖출 수 있었기에 아쉬웠던 상황. 18일 플로리다전 말린스에서 5와 3분의2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고 손가락 물집부상으로 승리를 놓친 데 이어 연이은 불운이었다.
5-1 몬트리올 승리로 경기가 끝난 뒤 그는 “2회부터 다리가 안 좋았는데 5회엔 더 이상 던지기 힘들어졌다. 더한 부상이 올까봐 무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4와3분의 1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1삼진 무실점. 비록 승리를 놓치긴 했지만 김선우는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 연속으로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줌으로써 내년시즌 선발로테이션 한자리는 예약한 셈이 됐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한 박찬호는 “볼넷이 날 죽였다”는 그의 말처럼 고질적인 제구력 불안으로 무너졌다. 4와 3분의1이닝 동안 내준 볼넷이 무려 6개. 볼넷을 무서워하다 한 가운데로 꽂은 공은 여지없이 홈런으로 맞아나갔다. 어슬레틱스 해트버그에게 1개, 다이에게 연타석홈런 등 시즌최다타이인 3홈런을 내주며 6안타 6실점.
시즌 9승7패 평균자책 5.88이 된 박찬호는 28일 홈구장에서 열리는 시즌최종전 오클랜드와의 재대결에서 승리해야 개인통산 90승과 6년연속 두자리 승수를 달성할 수 있다.
한편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대수비로 출전, 9회 2사 1루에서 오른쪽 안타를 쳐 1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즌타율은 0.172(29타수 5안타).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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