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은 동남고 3학년이던 지난 2000년 최연소(18세) 출전기록을 세우며 태극마크를 달고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했지만 불운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이철승과 호흡을 맞춘 유승민은 승승장구하며 준결승에 올랐지만 장 필립 가티엥-패트릭 쉴라(프랑스)조의 벽을 넘지 못하고 4위에 그쳐 올림픽 동메달로 주어지는 병역 혜택을 눈 앞에서 놓쳤던 것.
이번 대회에서도 시드니 악몽이 그대로 재현됐다.
대만과의 단체전 준결승에서 3-2 역전승을 주도했지만 금메달이 아른거리던 중국과의 결승전 2단식에서 공링후이에게 두 세트를 먼저 따고도 2-3으로 역전패해 병역면제 기회를 날려 버렸다.
유승민은 유지혜와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도 결승에 올라 3번째 기회를 맞았지만 쳉육-티에야나(홍콩)조에 내리 세 세트를 따내고도 방심한 탓에 네 세트를 잇따라 넘겨줬고 병역 면제의 꿈도 또 한번 물거품이 됐다.
불운에 진저리를 치던 유승민은 배수의 진을 친 남자복식 결승에서 김택수-오상은조를 풀세트 접전끝에 4-3으로 제압, 3전4기끝에 그렇게도 갈망하던 금메달과 병역면제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기쁨을 누렸다.
유승민이 감격의 금메달을 딴 데는 지난 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녀왔던 `중국 유학'이 보약이 됐다.
당시 유승민은 실업팀 진출과정에서 지명권을 주장하는 제주삼다수와 평소 마음에 뒀던 삼성생명에 이중등록, `무적선수'로 낙인찍혀 각종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되자 그해 7월 중국 쓰촨성 탁구팀에 3개월 임대선수로 외유를 떠났던 것.
중국선수들의 다양한 전형과 라버에 적응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낸 유승민은 지난 해 12월 종합선수권 단식.복식.단체전 3관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재기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 유학에서 다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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