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국으로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6년만의 정상 복귀를 노렸던 한국축구가 동메달에 그침에 따라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박항서 감독의 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로 떠난 뒤 공석이 된 대표팀 감독 자리는 ‘뜨거운 감자’로 통했다. 히딩크 감독의 그늘이 너무 큰 탓에 대표팀 감독이라는 최고의 명예에도 불구하고 국내 축구지도자들은 선뜻 “내가 한번 해보고 싶다”고 나서기를 꺼렸던게 사실.
이 와중에 히딩크 감독 체재하에서 코치직을 수행했던 박항서 감독이 대표팀 감독의 중임을 떠맡게 됐지만 대우 여부를 놓고 대한축구협회와 한차례의 갈등을 빚는 등 논란 끝에 아시아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박 감독은 대회가 열리기 전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앞으로의 신임 여부를 다시한번 묻겠다”고 밝혔었고 동메달을 따낸 뒤에는 “준비기간이 3주 밖에 되지 않아 최상의 전력을 갖추지 못한게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박 감독의 진로를 포함해 향후 축구대표팀의 운영은 기술위원회(위원장 김진국)의 결정 여하에 따라 판가름나게 돼 있는 상황.
김진국 위원장은 “2주일안에 기술위원회를 열어 이번 아시아경기의 성적을 토대로 축구대표팀 운영과 박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도 결정을 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박 감독이 역량을 발휘할 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는데 대해 기술위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술위원회에서는 아시아경기대회 전에 이미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박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고 밝혀 박 감독의 유임을 시사했다.
한편 기술위원회는 박 감독이 지휘하는 사실상의 올림픽대표팀과는 별도로 국가대표팀간경기(A매치)에 출전하는 명실상부 1진 축구대표팀의 감독을 조만간 선임할 예정인데 외국인 지도자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