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138㎏을 뒤집다…신봉민, 이태현과 결승서 현란한 기술

  • 입력 2002년 10월 17일 18시 00분


신봉민(오른쪽)이 17일 열린 안동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에서 이태현을 뒤집기로 모래판에 쓰러뜨리고 있다.
신봉민(오른쪽)이 17일 열린 안동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에서 이태현을 뒤집기로 모래판에 쓰러뜨리고 있다.

10번이나 천하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던 ‘씨름 황제’ 이만기(현 인제대 교수 겸 KBS 해설위원). 그가 전성기였을 때 요즘 모래판의 장사들과 대결했으면 어땠을까.

다소 유치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씨름의 ‘살아있는 전설’ 이만기와의 비교는 언제나 흥미만점. 이만기 교수는 “나는 체격이 작았다. 처음에는 체중이 100㎏ 이하여서 한라장사에서 뛰었었고 당시 거인으로 불렸던 이봉걸씨가 2m5 ,135㎏이었지만 지금 씨름판에는 130㎏을 넘는 거구들이 즐비한데다 기술도 좋아 아무리 나라도 당시처럼 독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7일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2세라젬배 안동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 백두장사는 100.1㎏ 이상 최중량급 거한들의 경연장. 124대 백두장사를 가리는 이번 대회 결승에서는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파’ 신봉민(28·현대중공업)과 ‘모래판의 지존’ 이태현(26·현대중공업)이 맞붙었다.

1m87, 146㎏의 거구이지만 허리의 유연성이 뛰어나고 힘이 좋은 신봉민은 첫째판을 들배지기, 셋째판을 잡채기로 따내 2-1로 앞섰다.

마지막 넷째판에서 신봉민은 이태현의 가슴 밑으로 슬쩍 머리를 들이밀더니 고함소리와 함께 1m96, 138㎏의 이태현을 오른쪽 어깨위로 들어올려 모래판에 꽂았다. 바로 씨름 기술의 꽃이라는 ‘뒤집기’. 신봉민은 이로써 2000년 11월 양산대회 이후 23개월만에 백두장사 정상에 복귀하며 통산 네번째 백두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백두장사 순위〓①신봉민②이태현(이상 현대중공업)③김영현(LG투자증권)④황규연(신창건설)⑤권오식(현대중공업)⑥염원준(LG투자증권)⑦손동원(신창건설)⑧백승일(LG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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