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장정의 막을 올린 미국프로농구(NBA).
올 시즌 ‘양 강’으로 평가되는 LA 레이커스와 새크라멘토 킹스가 각각 샌안토니오 스퍼스,클리블랜드 캐블리어스와 개막전을 치렀고 2시즌만의 부활을 꿈꾸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올랜도 매직과 맞붙었다.
하지만 개막전 3경기의 주인공은 샤킬 오닐(LA 레이커스)도, 크리스 웨버(새크라멘토)나 팀 던컨(샌안토니오)도 아니었다. 이날의 영웅은 바로 오랜 부상을 딛고 부활한 ‘코트의 귀공자’ 그랜트 힐(올랜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시절부터 올스타에 5번이나 선정된 특급 포워드인 힐은 99∼2000시즌을 마친뒤 93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받고 올랜도와 7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99∼2000시즌 후반 당한 왼쪽 발목 부상이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지난 시즌 초 3번째로 수술대에 올랐지만 2000∼2001시즌부터 2001∼2002시즌까지 그가 뛴 경기는 불과 18경기.
팬들의 뇌리에서 점차 잊혀져 가던 힐은 시즌 개막전에서 기적처럼 부활했다. 힐은 지난해 11월 이후 거의 1년 만에 다시 코트에 선 이날 33분을 뛰며 18점 6리바운드에 7어시스트를 챙겨 팀의 95-88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그가 보여준 기량은 2m3의 키로 득점, 리바운드, 패스 3박자를 완벽히 소화했던 전성기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힐은 경기가 끝난 뒤 “몸 상태는 아주 좋다. 정신적으로 다소 힘들지만 경기를 통해 해소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독 리버스 올랜도 감독도 “이날 승리는 힐이 마지막 8분 동안 트레이시 맥그래디와 함께 코트를 장악한 덕분”이라며 “힐의 플레이는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필라델피아의 앨런 아이버슨은 이날 18점을 챙겼지만 마지막 16분 동안 단 2득점에 그치는 부진으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편 새크라멘토는 페야 스토야코비치의 득점(17점 4리바운드)과 웨버(9점 14리바운드)의 골밑 장악을 앞세워 클리블랜드에 94-67로 대승했다.
그러나 샤킬 오닐이 부상으로 빠진 LA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27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고도 던컨(14점 10리바운드)과 데이비드 로빈슨(13점 10리바운드)의 ‘트윈 타워’를 앞세운 샌안토니오에 82-87로 역전패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30일 전적
올랜도 95-88 필라델피아
새크라멘토 94-67 클리블랜드
샌안토니오 87-82 LA레이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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