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최선 다한 ‘아름다운 승부’

  • 입력 2002년 10월 31일 01시 02분


잠실구장엔 마치 ‘잘 만들어진 한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듯했다. 푸른 잔디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 팬들은 목청껏 소리를 외치며 열광하고 또 열광했다.

1회엔 LG 우익수 마르티네스의 그림 같은 홈송구가 있었다. 8회엔 LG 중견수 이병규의 화려한 다이빙캐치가 이어졌고 9회 LG 1루수 최동수는 파울플라이를 쫓아 필사적으로 돌진해 몸을 던져 공을 잡아냈다.

9회초 기아 공격 때는 아예 양 팀 관중들이 모두 일어섰다. 1점차를 뒤집기 위해 기아는 투아웃 이후에도 김종국과 장성호의 연속안타로 기적을 꿈꿨다.

2사 1, 3루에서 LG 이상훈이 1구, 1구 던질 때마다 기립한 관중들은 침을 꼴깍꼴깍 삼켰다. 기아 홍세완의 타구가 하늘 높이 치솟자 이상훈은 오른손을 번쩍 치켜들며 괴성을 질렀다. 1점차 승리. LG 선수들은 마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처럼 환호하며 얼싸안았다.

‘가을의 고전’답게 양 팀 모두 최선에 최선을 다한 명승부. 경기가 끝난 뒤 LG 김성근 감독은 “정말 좋은 경기였고 우리 LG가 이만큼 어마어마한 힘을 갖고 있었는지 몰랐다”며 감탄했다.

그라운드에 하나둘씩 불이 꺼지면서 퇴장하던 한 팬의 말. “나 태어나서 이런 경기 처음 봤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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