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라커룸]서울대 정운찬총장 "야구가 좋아요"

  • 입력 2002년 11월 7일 00시 04분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6일 잠실구장.

본부석 한쪽에선 낯익은 얼굴이 선수들의 파인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열심히 박수를 치며 응원하고 있었다. 주인공은 서울대 정운찬 총장(56).

정 총장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야구마니아’. 경기중학교에서 비록 후보선수였지만 내야수로 1년간 직접 야구를 한 게 인연이 됐다. “그 좋은 머리로 공부나 하라”는 주위의 권유에 야구를 그만두긴 했지만 정 총장은 미국 프린스턴대 유학시절과 컬럼비아대 교수시절(71∼78년)에도 틈만 나면 야구장을 찾았다.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좋아하던 팀은 뉴욕 양키스.

국내 팀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팀은 두산 베어스. 정 총장은 “프로원년 OB시절부터 팬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2000년과 지난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경기 때는 빠지지 않고 야구장을 찾았고 지난해 두산 우승 축하연에서는 통역이 화장실 간 사이 임시로 두산 용병 우즈의 인터뷰까지 맡았다.

정 총장이 야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 게임은 5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초청경기. 초등학교 5학년으로 친구들과 함께 동대문구장을 직접 찾았던 그는 스탠 뮤지얼 등 기라성 같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보고 감탄했다. 정 총장은 “아직도 그 경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내 기억으론 한국팀이 0-3으로 졌고 한국팀의 투수는 김양중씨였다”고 회상했다.

이날 절친한 친구사이인 삼성 신필렬 사장과 나란히 경기를 관전한 정 총장은 아무래도 사회적 주목을 받는 지위 때문인지 “총장이 야구장이나 다닌다는 말 나올까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잠시 후 안타가 터질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평범한 야구팬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