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23·포항 스틸러스·사진). 축구인들은 한때 그를 두고 '신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4년이 흐른 지금 그는 그저 평범한 선수일 뿐이다.
98년 포철공고를 졸업한뒤 프로에 뛰어들어 1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신인왕까지 거머쥔 겁 없는 신세대. 1m85의 큰 키인데도 스피드가 뛰어나고 천부의 골 감각을 지닌 그는 최순호 황선홍 등 '태극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같은 기대에 걸맞게 이동국은 19세의 나이로 98프랑스월드컵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2002월드컵때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를 거부했다. 현대 축구의 필수조건인 파워와 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20일 세계최강 브라질과의 평가전 엔트리에서도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이동국은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그라운드에서 그의 플레이는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움직임이 둔하고 슈팅의 위력도 전만 못하다. 포항의 유동관 코치는 "훈련이 부족하다. 기본이 안돼 있는 상태에서 뭐가 나오겠는가. 정신상태가 문제다"라며 아쉬워했다. 김호곤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어린 나이에 뜨다보니 너무 스타의식에 젖어 노력하지 않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제 포항구단도 이동국의 부진에 특단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트레이드 및 상무 입대설 등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봐도 그렇다. '이대로 가면 이동국을 완전히 망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여러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쇠는 이동국이 쥐고 있다. 이대로 잊혀진 선수가 되느냐, 다시 한번 포효하느냐는 전적으로 그의 노력 여부에 달려있다. 그 어느 때보다 '굵은 땀방울'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