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재단(이사장 박서영)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옹을 기념하고 후세에 전하기 위한 ‘손기정기념관’을 개관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육영재단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시절인 70년대 말 손옹에게서 모든 기념품을 전달받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회관 문화관에 전시관을 만들어 대중에게 공개해왔었다. 그러나 관리소홀로 소장품이 손상될까 우려해 국립박물관과 상의해 98년부터 40평 규모의 과학관 1층을 ‘손기정기념관’으로 증개축하고 있다.
기부금과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육영재단이 최근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매년 조금씩 기념관을 만들다보니 기념관은 아직 90%밖에 완성되지 않은 상태. 최근 회관에서 도난이 발생하는 바람에 최신 도난방지 시스템까지 갖춰야 해 공식 개관이 늦어지고 있다. 육영재단은 그 동안 소장품을 일반인들에게 부분적으로 전시하기도 했다.
박이사장은 “기념관을 최대한 빨리 완성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어린이회관 부지를 서울시에 팔아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손옹이 타계한 만큼 최대한 빨리 개관하겠다”고 밝혔다.
전시관에는 현재 베를린올림픽 금메달과 투구 등 손옹과 관련된 유품과 기념품 수백여점이 있다. 베를린올림픽을 앞두고 고 남승룡옹과 같이 훈련하던 모습, 메달을 걸고 월계관을 쓴 모습, 그리고 해방뒤 첫 전국체육대회 입장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 등 손옹이 살아온 역사가 서린 각종 사진만도 50여점이 넘는다. 손옹이 우승 후 머리에 썼던 월계관은 온도와 습도를 감안해 따로 보관하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