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 투표로 제83회 전국체육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배해진(23·서울 도시개발공사·사진)은 15일 시상식에서 고인이 된 손기정옹을 떠올렸다. 2000년 8월 강원도 횡계에서 서울 도시개발공사팀이 고지대 훈련을 했을 때 손옹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직접 찾아와 격려했다는 것. 배해진이 손옹의 불편한 다리를 주무르자 그는 “내 다리는 너희들이 잘 뛰면 저절로 낫는다”며 훈련에 더 몰두할 것을 주문했다. 최선근(51)감독과 배해진에게 이 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말씀’으로 남아있다.
배해진은 이번 전국체육대회 하프 마라톤에서 1시간12분13초의 한국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이에 앞서 여자 1만m경기에서도 우승해 대회 2관왕이 됐다. 경북체중, 고교를 거쳐 1998년 서울도시개발공사에 들어간 그는 1m62, 45kg으로 큰 체격은 아니지만 지구력이 뛰어나 한국여자 마라톤의 내일을 이끌어갈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이날 오전 손기정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배해진은 MVP수상소식을 듣고 비행기로 제주도에 내려왔다.
“내년 3월 동아국제마라톤에 출전합니다. 한국신기록(2시간26분12초)을 깨서 할아버지께 바치겠습니다.”
제주〓체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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