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은빛 스피드' 안전해야 쾌감 두배!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9시 00분


<하얗게 펼쳐진 눈밭, 그 위를 한 마리 새처럼 날다! 스키의 계절이 돌아왔다. 7일 용평스키장을 시작으로 전국의 스키장들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개장할 예정이다. 스키는 위험한 스포츠는 아니다. 그러나 스키를 탈 때의 그 짜릿함에 들뜬 스키어들은 자칫 안전수칙을 무시할 수 있고 그 결과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본기를 충분히 익히고 안전에 신경쓰면 스키를 타면서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스키

▽스키 부상〓대한스포츠의학회에 따르면 스키 부상자의 절반 이상이 중급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 자신이 스키를 ‘좀 탄다’는 생각에 수준과 맞지 않는 슬로프를 선택하거나 방심해서 넘어지고 충돌하는 게 부상의 주 원인이다. 사고 발생은 초보 스키어들이 몰려 충돌의 위험이 큰 주말, 그리고 피로가 쌓이고 눈이 녹기 시작하는 오후에 잦다.

스키장에서 사망에 이르는 큰 사고는 대부분 머리를 다치는 것이다. 고급이나 중급 코스에서 탈 때는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꼭 헬멧을 씌우도록 한다.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조금 땀이 날 정도의 준비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많이 다친 사람 중 준비운동을 한 사람은 9.5%에 불과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스키 부상의 46%는 무릎 부상. 특히 무릎뼈 안쪽에 ‘+’자 모양의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무릎인대가 손상되면 치료가 까다롭고 나중에 관절염이 잘 생긴다. 초보자는 부츠와 스키를 연결하는 장치인 바인딩을 약하게 고정해야 한다. 만약 넘어지면서 바인딩이 풀리지 않으면 관절에 큰 충격이 전달돼 무릎 인대가 손상된다.

넘어질 때는 손에 잡는 스키 폴을 놓아야 한다. 폴과 지면의 충돌이 손목관절에 영향을 미쳐 엄지손가락을 다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예방이 최선이지만 일단 다치면 빨리 스키장 안전요원을 부른다. 구조를 요청하는 수신호를 보내는게 좋다. 부상 부위를 섣불리 만지면 부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안전요원이 올 때까지 환자를 움직이지 말고 몸에 옷을 덮어 체온을 유지해준다.

▽장비 점검〓스키 안경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다. 눈(雪) 때문에 눈(目)을 버릴 수도 있다. 심하면 눈이 부셔 눈을 잘 뜨지 못하는 설맹(雪盲)이 생긴다. 고글 등 스키 안경이 있어야 눈에서 반사되는 자외선을 막고 눈보라가 쳐도 앞을 볼 수 있다. 피부에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자외선차단지수가 15∼30인 것을 3, 4시간마다 덧바른다.

초보자는 운반이 쉽고 기술 익히기가 쉬운 길이가 짧은 스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츠도 선수용을 고집하지 말고 자기 발에 편안한 것을 고른다. 동상에 걸리지 않으려면 방수가 잘되고 바람을 막아주는 스키복과 장갑도 챙긴다. 스키복 안에는 볼펜 같은 뾰족한 것을 넣으면 안되고 초보자는 배낭을 매거나 머플러를 착용하지 않는게 좋다.

스키를 타기 전에 스키와 부츠바닥이 깨끗한지 나사가 풀리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것만은 익히고 타라〓스키장에 처음 온 ‘왕초보’라면 무작정 친구따라 리프트를 타서는 안된다. 기본적으로 △넘어지고 일어나는 법 △방향 바꾸기 △스키를 V자로 만들면서 정지하는 프르그 자세 △S자로 내려오는 프르그 보겐을 익혀야 한다. 특히 ‘잘 넘어지는 사람이 스키를 잘 탄다’고 할 만큼 안전하게 넘어지는 것은 중요하다. 초보자들은 넘어지지 않으려다 부상을 당하게 되므로 넘어지는 법을 꼭 익혀야 한다.

(도움말〓㈜액심 로시놀 소속 전 스키 국가대표 박명숙 선수,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임경수 교수,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김용권 운동처방실장)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스노보드

최근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스노보드는 스키보다 격렬하고 운동량이 많다. 장애물이 많은 곳이나 급경사 지역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에 모험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즐기지만 그런 이유로 부상의 위험도 높다.

대한스포츠의학회에 따르면 스키 부상은 대부분 하체인데 반해 스노보드로 인한 부상은 94.7%가 상체에 생긴다. 넘어질 때 땅을 짚고 넘어져 손목관절을 다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넘어질 때 땅을 짚지 않거나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손가락이 꺾이는 것을 막으려면 주먹을 쥐고 넘어지는 것도 방법이다. 무릎과 팔꿈치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헬멧도 꼭 써도록 한다.

스노보드 전문 사이트 ‘치킨샐러드’(www.chickensalad.co.kr)의 프로 스노보더 조환석 선수는 “앞으로 넘어지면 마치 슬라이딩 하듯 손을 쭉 뻗어서 미끄러지고, 뒤로 넘어지면 엉덩이부터 시작해 등으로 구르는 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스키복을 입어도 좋지만 스키보다 넘어질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바지는 엉덩이와 무릎 부분을 보강하고 방수가 잘 되는 스노보드 전용복을 입는 게 좋다. 스노보드를 탈 때는 스키처럼 서서 휴식을 취할 수가 없다. 그래서 스노보더들은 대부분 슬로프에 앉아서 쉬는데 슬로프 중간에 앉아 있으면 매우 위험하다. 조환석 선수는 “경사면에 급격한 변화가 있는 슬로프는 위에서 보면 경사면 아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경사면에 앉아있으면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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