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복수는 나의 것＂

옛 속담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다.

프로농구판에도 한을 품은 선수가 있으니 모비스에서 LG로 트레이드된 강동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1년 FA선수로서 기아와 3년간 매년 2억5천만원의 연봉계약을 맺고 영원한 기아맨을 선언했던 강동희다.

그러나 2001-2002시즌 팀의 성적부진과 사령탑 교체속에 시련이 시작되었고, 결국 지난 5월 연봉협상에서 1억이 깎인 1억5천만원을 제시받았다.

코치직 보장에 다년계약을 했던 강동희는 1년사이에 완전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꼴이 되고 말았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강동희는 선수생활 포기까지 생각했으나 결국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모비스에서 프로생활을 마감할 것만 같았던 강동희는 뜻하지 않는 트레이드로 정든 팀을 떠나 LG로 왔고 제2의 농구인생을 시작했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되면서 한가지 다짐을 했다.

'모비스 경기만은 반드시 이기고 싶다'라는 말로 자신을 버린 모비스에 대한 강력한 선전포고를 했다.

이런 강동희의 독기는 모비스전 결과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10월29일 93대89, 12월5일 95대73, 그리고 14일 83대74. 모비스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결의를 실천하고 있다.

모비스를 만나면 강동희의 눈빛은 확연히 달라진다.

36살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게 몸놀림이 빨라지고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등 경기내내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원할한 볼배급과 고비때마다 3점슛을 성공시키는등 경기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모비스를 압도해 나간다.

모비스전 평균 14득점, 어시스트 7개.

자신의 시즌 성적 평균 9득점, 6개의 어시스트를 넘는 성적을 보이며 모비스전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강동희 덕분(?)에 모비스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모비스가 거둔 11승중 유일하게 LG와 동양에게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강동희의 트래이드 죄값을 받는지 강동희가 버티고 있는 LG에게만은 승리를 못하고 있다.

여기에 LG에게 3패, 팀패배의 11패중 30%에 가까운 패배를 당해 LG만 만나면 힘을 못쓰고 번번히 패배를 기록.

강동희를 찍은 도끼가 오히려 모비스의 발목을 찍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다보니 모비스는 강동희의 트래이드가 점점 후회스러워지고 있다.

다가오는 1월4일 창원에선 LG와 모비스의 4차전이 예정되어 있다.

강동희는 이날도 복수를 꿈꾸고 있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