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타고난 재능이나 이제까지의 찬란한 기록을 보면 ‘올해의 선수상’ 수상은 어쩌면 당연하게 보인다. 그러나 1995년 19세 때 무릎을 크게 다친 뒤 98년 또 무릎 부상을 당했고 99년에는 무릎 수술까지 받으면서 4년간 제대로 뛰지도 못하다 올 초 극적으로 재기해 97년에 이어 5년 만에 ‘올해의 선수’에 등극한 것은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다.
76년 9월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교외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호나우두는 가난한 집안에 신이 내려준 멋진 선물이었다. 88년 12세 때 이미 브라질 소시아 라모스클럽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축구선수의 길에 들어선 호나우두는 93년 브라질 프로축구 1부리그 크루제이루에 입단해 그해 60경기에서 무려 58골을 터뜨리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17세6개월이 되던 94년 3월23일 브라질대표로서 아르헨티나전에서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후 A매치 66경기에서 47골을 기록하며 펠레 이후 브라질 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가 됐다. 94년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한 호나우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96∼97년), 이탈리아 인터 밀란(97∼2002년 8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2002년 8월∼현재)를 거치며 몸값만 500억원이 넘는 슈퍼스타로 자리잡았다.
148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투표로 결정된 ‘2002년 FIFA 올해의 선수’에서 호나우두는 387점을 얻어 독일대표팀 골키퍼인 2002한일월드컵 최우수선수 올리버 칸(171점)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초 재기해 불과 6개월 후 열린 2002월드컵에서 득점왕(8골)에 오르며 브라질의 5회 우승을 이끈 호나우두는 유럽 올해의 선수(골든볼), 영국의 축구전문잡지 월드사커지와 BBC방송, 프랑스의 축구전문잡지 옹즈가 수여하는 최고의 선수상을 받는 등 5개의 상을 휩쓸며 진정한 ‘신 축구황제’에 등극했다.
호나우두는 “오늘 내가 이렇게 재기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것은 주치의를 비롯해 부상에서 회복하게 해준 의료진의 공로가 가장 크며 이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02월드컵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은 페어플레이상을 공동 수상했고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는 이날 2002월드컵 때 결정된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또 올해의 여자선수에는 미국의 간판 스타 미아 햄이 선정됐고 브라질은 올해의 팀, 세네갈은 발전상을 각각 받았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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