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국산 마무리 투수의 'ML명암'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8시 49분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과 진필중(30·두산). 두 마무리 투수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 김병현은 22일 팀으로부터 재계약 의사를 통보받았다. 반면 진필중은 전날 마감된 공개 입찰(포스팅시스템)에서 ‘장난’에 가까운 2만5000달러(약 3000만원)에 낙찰되는 수모를 겪었다.

▼난항끝 재계약 김병현 "300만달러 달라"▼

8승3패 36세이브에 평균자책 2.04를 기록한 톱 클래스의 마무리가 팀의 버림을 받는다는 것은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빅리거 4년차를 맞아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은 김병현은 애리조나가 이날까지 재계약 통보를 않을 경우 자유계약선수가 될 뻔 했다.

재계약을 하기로 했다고 해서 변한 것은 없다. 트레이드는 언제라도 있을 수 있고 내년 마무리는 매트 맨타이로 결정된 상태.

그러나 칼자루는 구단에서 김병현에게로 왔다. 이제 김병현의 에이전트인 제프 무라드는 구단과 본격적인 연봉협상에 들어간다. 올해 76만3000달러를 받은 김병현은 연봉조정을 불사하며 300만달러 이상을 받으려고 할 것이다. 긴축 재정의 애리조나가 중간계투에게 이만한 비용을 지불하기는 힘들다. 애리조나로선 김병현의 선발전환과 트레이드를 놓고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공개 입찰서 수모 진필중 "3000만원? 기가 차"▼

기가 찰 노릇이다.

이적료 2만5000달러는 올해 자신이 받은 연봉(2억3000만원)에 비해서도 턱없이 작다.

무명 시절인 95년 OB에 입단할 당시 받았던 계약금 6000만원에도 절반 밖에 되지않는 액수.

올해 초에는 워낙 뒤늦게 공시를 한 탓에 응찰 구단이 한 팀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지난 6월부터 메이저리그 팀과 긴밀히 접촉했기에 최소한 100만달러는 넘을 것이라고 자신해왔던 터라 충격은 더욱 크다.

결국 두산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이적 협상 불가 방침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통보했다.

이로써 국내 프로야구 선수의 포스팅시스템에 의한 메이이저리그 도전은 4번 모두 실패로 끝났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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