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울지마 교토, 우승컵 줄게…”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7시 58분


박지성. 동아일보 자료사진
박지성. 동아일보 자료사진
“새해 첫날 열리는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결승전에서 승리의 주역이 되겠습니다.”

‘교토의 별’ 박지성(21·교토 퍼플상가)이 맞는 새해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새해 교토를 떠나 월드컵 때 자신을 키워준 거스 히딩크 감독(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의 품에 안긴다. 그러나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그동안 자신을 성원해준 교토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보답하는 것이다.

보답의 무대는 1월1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제82회 천황배 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 교토는 28일 히로시마 산프레체를 2-1로 꺾고 사상 처음 결승에 진출했다. 박지성은 선발 출장해 활발하게 최전방을 누벼 팀 승리를 거들었다. 결승전 상대는 최용수가 몸담은 제프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고 올라온 가시마 앤틀러스.

박지성의 지금 컨디션은 사실 엉망이다. 월드컵 이후 피로가 누적된 데다 최근 오른쪽 무릎 부상까지 겹쳤다. 박지성은 25일 열린 나고야 그램퍼스전에 선발출전했지만 후반 끝 무렵 무릎통증을 호소해 교체됐다. 평소 경기 중 교체를 요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박지성으로선 이례적인 일. 28일 준결승에도 후반에 교체됐다.

그러나 일본 J리그 진출 2년7개월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박지성은 “교토가 창단 후 처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나만을 생각할 수는 없다. 무릎이 좋지 않지만 우승의 주역이 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결승전이 끝난 뒤 곧 네덜란드로 건너가 메디컬테스트를 거쳐 아인트호벤에 입단한다. 박지성은 21일 3년6개월간 계약금 100만달러, 연봉 100만달러 등 총 450만달러(약 54억원)선에 아인트호벤과 계약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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