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1월3일) 개막하는 우리금융그룹배 2003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 일대 돌풍이 불 것 같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각 팀간의 전력 차가 작아져 우승배 향방을 점칠 수 없는 것. 6개팀 중 우승을 공공연히 장담하는 팀만도 4팀에 이른다. 나머지 두팀도 내심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리고 있다.
돌풍의 핵은 뒤늦게 창단해 내리 5개 대회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던 금호생명.
금호생명은 정선민(신세계) 이후 여자농구 ‘최대어’로 평가받는 곽주영(삼천포여고)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뽑았다. 곽주영은 올해 삼천포여고를 전국체전까지 국내 대회 4관왕에 올려 놓은 실력파. 1m85, 75㎏으로 몸싸움도 좋고 원핸드 3점슛도 일품이다.
이달 초순 청소년국가대표 훈련 중 왼쪽발목 부상을 당해 열흘 가까이 깁스를 하기도 했지만 최근 정상컨디션에 근접했다. 금호생명은 곽주영 외에 신생팀 특혜로 두명의 외국인 선수를 동시에 기용할 수 있는 장점을 충분히 살리면 한번 해볼만 하다는 계산.
전력을 대폭 보강한 우리은행 박명수감독은 “이제 우리가 우승할 때”라고 공언한다.
“3년동안 구단에서 막대한 투자를 해서 이제 제 궤도에 올랐다”는게 그 이유. 우리은행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6명(원래 7명이나 1명은 대학 진학)을 뽑아 선수만 17명. 12명 엔트리에 들기 위한 선수들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취약 포지션이었던 포인트가드에 삼천포여고를 곽주영과 함께 33연승으로 이끈 루키 김지현(1m80)이 들어온 데다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왕이자 득점 2위인 타미카 캐칭스가 합류했다.
삼성생명에서 3번이나 우승을 일궈냈던 정태균 감독을 새사령탑으로 맞이한 국민은행도 WNBA 득점, 리바운드 2관왕 샤미크 홀즈클로를 앞세워 우승에 도전한다.
그렇다고 챔피언을 경험했던 팀들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호화군단’ 삼성생명은 주전 이미선과 박정은이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기량이 부쩍 늘어난 김계령을 앞세워 정상공략에 다시 나서고 신세계는 정선민의 건재와 새로운 수비패턴을 앞세워 5번째 챔피언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시즌 개막 전 박명애 등 6명이나 팀을 떠난 현대는 백업 멤버가 약하지만 4년만에 친정팀에 돌아온 김성은(1m84)과 지난 리그 플레이오프 MVP 김영옥의 활약에 기대하고 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