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즌 연속 슈퍼리그 꼴찌를 차지해 ‘만년 하위’팀으로 불리던 한국도로공사가 3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3 삼성화재 애니카 배구 슈퍼리그에서 지난해 3위를 차지했던 강호 LG정유를 3-0(25-22, 25-19, 25-22)으로 격파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29일 남자부에서 한국전력이 강호 상무를 격파한 데 이어 두 번째 이변. 양팀 모두 첫 경기에서 대어를 낚아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꼴찌를 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도로공사에 득이 됐다. 최하위를 차지한 덕분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속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얻어 고교졸업반 최대 신인 임유진과 한송이를 뽑을 수 있었던 것.
지난해 전체 1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던 레프트 임유진은 이날 양팀 최다득점인 17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공격성공률도 47.22%로 양팀 선수 중 가장 높았다.
올해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한 센터 한송이는 1, 3세트에 잠깐씩 나서 감각을 익히는 데 주력했지만 10개의 스파이크 중 4개를 성공시켜 40%의 공격성공률을 보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승패는 블로킹에서 갈렸다. 도로공사는 센터 김미진(4개) 김소정(3개)이 주축이 돼 총 11개의 블로킹을 기록, 6개에 머문 LG정유를 압도했다.
올해 3월 도로공사 감독에 취임한 김명수 감독은 “어느 팀을 만나든지 상대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해 블로킹 연습에 피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여자부 최강인 현대건설 격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염을 토했다.
한편 남자부 경기에서는 대한항공이 서울시청을 3-0(25-15, 25-17, 25-17)으로 격파했고 대학부에서는 인하대가 성균관대를 3-1(21-25, 26-24, 25-18, 25-21)로 이겨 각각 첫승을 기록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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