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재소자 복서 VS 군인 복서

  • 입력 2003년 1월 10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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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은 없다’. ‘재소자 복서’ 박명현(왼쪽)이 제30회 전국복싱 신인왕전 슈퍼페더급 준결승에서 박찬영의 안면에 레프트훅을 작렬시키고 있다.  박영대기자
‘좌절은 없다’. ‘재소자 복서’ 박명현(왼쪽)이 제30회 전국복싱 신인왕전 슈퍼페더급 준결승에서 박찬영의 안면에 레프트훅을 작렬시키고 있다. 박영대기자
재소자와 군인이 제30회 전국복싱신인왕전 결승에서 격돌한다.

박명현(23·충의소년단)은 10일 서울 창동고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페더급(58.969㎏이하) 준결승에서 짜임새있는 공격을 펼치며 박찬영(거북한성체육관)에게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박명현은 전날 김민규(거인체)를 물리치고 결승에 선착한 충북 영동 모 부대 소속 운전병 김영준(21·은성체육관)과 결승에서 격돌하게 됐다. 결승전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박명현은 지난 97년 5월 술자리에서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살인죄로 단기 5년, 장기 7년형을 선고받은 재소자.

하지만 지난 98년 1월 천안소년교도소로 이감된 뒤 복싱을 시작하면서 감정을 순화하는 법을 익혀 나갔고 현재는 1급 모범수로 재소자들로 구성된 충의소년단 복싱부 주장도 맡고 있다.

내년 5월 만기 출소를 앞 둔 박명현은 “유명우와 같은 훌륭한 챔피언이 되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박명현과 대결하는 김영준은 속초고 시절 잠시 복싱에 몸담았다 2001년 12월 군에 입대하면서 링을 떠났지만 같은 부대 장철 상사를 만나면서 글러브를 다시 끼게 된 선수. 한때 챔피언을 꿈꾸었던 장철 상사는 부대의 전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투복싱대회를 열었고 여기서 김영준이 예사롭지 않은 주먹을 과시하며 우승하자 링 복귀를 권유하고 나섰던 것.

한편 김영준의 죽마고우인 여기혁(은성체육관·페더급)도 이날 스턴트맨 출신 이선도(보라매체육관)를 3회 55초만에 KO로 눌러 최우수선수(MVP)를 향한 선의의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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