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개막된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총상금 1061만달러) 남자단식 1회전.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이 지난주 85위에서 67위로 껑충 뛰어오른 이형택은 세계 54위 다비드 페레르(21·스페인)에게 2시간16분만에 3-1(5-7,6-2,6-2,6-3)로 역전승, 처음으로 이 대회 2회전에 올랐다. 이형택의 메이저 대회 2회전 진출은 16강에 올랐던 2000년 US오픈과 지난해 윔블던에 이어 세 번째. 이형택은 “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첫판에 지면 어떡하나 부담스러웠다”며 “까다로운 상대였는데 첫 고비를 잘 넘겼다”고 기뻐했다.
11일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 감격스런 첫 우승을 맛본 이형택은 그 동안의 강행군으로 집중력이 떨어진데다 라켓줄이 평소보다 느슨하게 매져 첫 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라켓줄을 바꾼 뒤 공격적인 플레이와 네트플레이가 살아 나면서 2세트를 6-2로 쉽게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기를 잡은 이형택은 상대 약점인 백핸드를 집중 공략했고 다혈질인 페레르가 게임이 잘 풀리지 않자 짜증을 내며 자멸하는 바람에 3,4세트를 쉽게 낚아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형택-아가시 비교 | ||
이형택 | 구분 | 안드레 아가시 |
1976년 1월3일 | 생년월일 | 1970년 4월29일 |
강원도 횡성군 | 출생지 | 미국 네바다주 |
1m80, 75Kg | 신체조건 | 1m80, 77Kg |
1995년 | 프로데뷔 | 1986년 |
1회 | 통산 우승 | 54회 |
- | 메이저 우승 | 7회 |
56만9159달러 | 통산 상금 | 2565만8496달러 |
2패 | 상대전적 | 2승 |
이형택은 브라이언 바할리(미국)를 3-0으로 완파한 세계 2위 아가시와 15일 32강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아가시와의 상대전적은 2전전패. 그러나 이형택은 “아가시와 제대로 한번 싸우고 싶었다”며 “상승세를 타고 있으므로 편안하게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겠다”고 말했다.
아가시 역시 기자회견에서 “대단한 플레이를 구사하고 있는 그(이형택)는 마치 조국의 테니스 대사처럼 활약하고 있다”며 “도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KBS 김성배 해설위원은 “이형택과 아가시 모두 빠른 템포의 공격이 주무기이므로 누가 상대를 압도하느냐에서 승부가 결정날 것”이라며 “아가시의 백핸드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은 “아가시가 스트로크 위주여서 형택이가 싫어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포어핸드 스트로크와 서브만 먹혀들면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태국의 영웅’ 파라돈 스리차판도 2회전에 오른 반면 재미교포 알렉스 김은 1회전에서 탈락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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