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부터 4년간 현대전자 미국지사에서 근무한 그는 골프를 칠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핸디캡 8에서 제자리 걸음. 문제는 퍼팅이었다.
“퍼팅스트로크에 이상이 없다면 퍼터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퍼터를 직접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죠.”
학창시절 심취했던 응용물리학 이론을 기초로 2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한 것이 자신의 성(姓)을 딴 ‘림퍼터’. 기존 퍼터와 달리 라이각(퍼터헤드와 샤프트가 이루는 각)을 골퍼의 키와 퍼팅습관에 맞게 마음대로 조절할수 있고 퍼터페이스가 이중곡면으로 돼 있다.
“기존 퍼터의 취약점은 라이각이 고정돼 있다는 것입니다. 골퍼 개인의 체형과 습관에 따라 퍼터헤드 앞(Toe) 또는 뒤(Heel)가 들린 채 스트로크를 하게되죠. 그렇게 되면 퍼터 페이스의 로프트 때문에 똑바로 친 공도 목표점을 빗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가 퍼팅머신으로 실험한 결과에 의하면 ‘퍼터헤드 앞쪽이 70도 들린 상태로 로프트 4도인 퍼터로 퍼팅할 경우 3m거리에서는 2.45㎝, 6m거리에서는 5.12㎝ 왼쪽으로 벗어난다’고.
그가 개발한 퍼터는 지난해 10월 ‘한경골프박람회’때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도 아직 골프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퍼팅은 바로 돈과 직결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써보신 분마다 감탄하지만 비밀병기를 적들에게 알려줄 수 없어서 쉬쉬한다네요(웃음).”
그는 지난해 말 한 고객으로부터 감사전화를 받고 무척 보람을 느꼈다.
“그분은 제가 만든 퍼터덕분에 한 라운드에서 이글을 3개나 했다고 좋아하시더라구요.”
임박사 자신도 ‘12개홀 연속 1퍼팅 2차례’와 ‘18개홀 24퍼팅 2차례’의 기록을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퍼터뿐만 아니라 골프공과 우드,아이언 등을 모두 생산하는 메이저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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