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스키점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대다수의 언론에서 그들의 쾌거에 대해 자랑스럽게 보도를 했지만 알려진 것은 빙상의 일각일뿐이다.
단 7명의 등록선수.
막내 강칠구(19.설천고3)를 비롯해 김현기(20.한체대2), 최흥철(22.한체대3), 최용직(21.한체대2) 등으로 구성된 한국의 스키점프팀.
이번 금메달 획득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들이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무려 5-6년 전이다.
팀의 최고참 최흥철이 15세였던 지난 98년.
미야사마 국제 스키대회 주니어부에 출전한 최흥철은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당시 대표팀 막내 최용직(14.설천중3) 역시 당당히 5위에 올랐다.
이후 1999년 스키점프 월드컵시리즈 독일대회에서 16세의 나이로 성인대회 30위를 기록했고 2000년 삿포르 스키점프대회에서 김현기가 8위로 선전한 바 있다.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선수들과 당당하게 경기를 펼쳤던 선수들.
세계의 시선은 우호적이었지만 국내의 반응은 여전히 차가왔다.
국내에 단 한개만 있는 점프대.
이것을 사용하기 위해서 선수들은 기우제를 드려야만 했다.
눈이 내리기 시기에는 시설물 사용이 불가능했고 지면이 마른 날에는 화상의 위험 때문에 점프대에 올라갈 수 없었다.
스프링 쿨러가 있기는 했지만 관리 소홀로 호수로 물을 뿌리는 게 최상의 방법.
열악한 국내 환경과 무관심으로 다가오는 경제적인 압박.
어린 선수들이 겪어나갈 시련치고는 험난하기 짝이 없다.
협회와 스폰서의 도움으로 간신히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그들이지만 타향에서의 외로움은 어린 선수들이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훈련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점프에만 매달려온 10대의 어린 소년들이 이제 20대의 청년의 모습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아직까지 많은 시간을 점프대에서 보내야 할 이들이지만 금메달 획득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렇다할 실업팀도 없고 특별한 수입도 없는 상황은 이들 유망주의 선수생명을 줄이고 있다.
길게 잡아서 4년 후 사회에 나오게 될 이들의 생계 유지.
막말에 뭘 먹고 살아야하는지 막막하다.
이들의 뒤를 잇는 선수들이 육성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들의 장래가 보장되서 마음놓고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는 소수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한국 스키점프를 이어왔다면 이제부터라도 협회 차원의 장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어린 선수들의 피와 땀방울을 수포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지금까지 쌓아온 한국 동계스포츠의 맥락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금메달을 목에 건 어린 선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줘야만 한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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