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메이저리거 첫해를 맞는 한국인 최초의 빅리그 타자 최희섭(24·시카고 컵스). 21일 오후 8시20분 대한항공 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만난 그는 지난해 12월6일 귀국할 때보다 훨씬 검게 그을린 얼굴에 살이 쑥 빠져보였다.
그러나 체중을 물어보니 평소체중 110㎏보다 오히려 5㎏가 늘어난 115㎏. 크리스마스 전날인 지난달 24일부터 경남 남해의 대한야구캠프에서 해온 겨울훈련이 그만큼 알찼다는 얘기다.
최희섭의 올해 목표는 주전 1루수를 넘어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는 것. 목표를 이처럼 높게 잡았기에 미국진출 3년8개월만에 귀국했어도 쉴 틈이 없었다.
컵스에서 만들어준 사다리타기 순발력 운동 프로그램을 충실히 소화한 것은 물론 웨이트트레이닝과 산악 구보훈련으로 무쇠 체력을 다듬었다. 얼마나 악착같이 땀을 흘렸으면 남해 캠프의 구명근 총감독이 “살다살다 이런 독종은 처음 본다. 희섭이가 훈련을 앞장서니까 오히려 지도를 하는 내가 힘들 정도였다”고 했을까.
올 시즌을 맞는 최희섭의 각오는 출국 계획을 앞당긴 것에서도 나타난다. 최희섭은 이날 낮 친지가 운영하는 서울 목동의 한 개인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은 뒤 “하루라도 빨리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겠다”며 전격 출국을 결정했다.
최희섭은 미국에 도착하는 즉시 애리조나의 메사에 차려진 컵스의 캠프로 이동한다. 아직 팀훈련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개인훈련부터 시작할 예정. 여기서 연봉 재계약도 하게 된다. 그의 연봉은 올해 메이저리그 하한선이 30만달러인 만큼 35만달러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불과 5만달러 차이지만 신인급 선수의 연봉으로는 상승률이 적지는 않다는 게 에이전트 이치훈씨의 설명이다.
한편 미국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이날 포지션별 유망주 평가에서 최희섭을 트레비스 해프너(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이어 1루수 부문 2위에 선정했지만 그의 사진을 야구면 톱으로 올려 눈길을 끌었다.
SI는 “최희섭이 프레드 맥그리프가 떠난 컵스의 주전을 꿰찰 최우선 선수”라며 “개막전 선발로 뛰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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