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그는 2001년 여름 오토바이 사고로 ‘경골 개방성 골절’이라는 중상을 당했다. 의사가 다리 절단을 심각하게 고려했을 정도로 심한 골절이었다. 사람들은 마이어가 끝났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수술 후 불과 1년 반이 지난 금년 1월, 그는 또 다시 스키장으로 돌아왔다. 마치 ‘나는 돌아온다(I will be back)’라는 대사와 함께 돌아온 ‘터미네이터’처럼….
부상 후 운동으로 복귀하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과거에는 수술 후 컴백에 1∼2년이상 걸렸고 그 결과 경기 감각이 떨어져 도태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대부분 다음 시즌 복귀가 가능하다. 무릎 연골판 수술은 한 달, 인대와 골절 수술은 4달 후면 다시 운동장에 설 수 있다. 무릎 수술 후 3주일 만에 코트로 돌아온 마이클 조던과 현재 수술 후 회복 중인 타이거 우즈 등도 좋은 예다.
비결은 터미네이터와 같은 인조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연 치유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것. 그 핵심은 운동이다. 마이어는 수술 직후부터 1년을 재활 체육관에서 살다시피했다. 적절한 강도의 운동으로 뼈와 인대가 빨리 붙는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 긴 철봉이 박힌 다리를 절면서 웨이트트레이닝 등의 피나는 재활 훈련을 한 끝에 스키장으로 다시 돌아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과거와 같이 수술 후 깁스를 감고 마냥 쉬었다면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누워서 잠만 자는 환자와 재활 운동을 하며 땀을 흘리는 환자는 회복 속도와 결과에서 큰 차이가 난다.
조기 재활은 운동을 이해하는 의사와 전문 트레이너가 옆에서 도와주면 어디서든 가능하다. ‘국내에서 수술하면 선수 생활 끝이다’라는 얘기는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
은승표/코리아 스포츠 메디슨 센터·코리아 정형외과 원장 http://kosm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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