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아오모리동계아시아경기대회에서 ‘빙판 위의 작은 통일’이 잇달아 결실을 맺고 있다.
남북한은 1일 일본 아오모리시 아오이모리어리나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동계국제대회 사상 처음 동시입장을 해 ‘작은 통일’을 이뤘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날 저녁 아오모리현스케이팅링크. 남북의 피겨스케이팅 선수단이 ‘남북 합작 금메달’을 위해 다시 손을 맞잡았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한국 코치들이 그동안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훈련해온 북한선수들 지도에 나선 것.
북한 피겨 수준은 아이스댄싱과 여자 싱글 부문 아시아 3위권. 지난달 30일 북한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본 한국 코치들이 ‘조금만 다듬으면 금메달도 가능할 것’이라며 북한에 도와주겠다는 의사를 보냈고 북한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남북 합작’에 이르게 된 것.
남북은 아이스댄싱의 김영호(28·조선체육대학)-유순애(26·안산고등중학교 교사) 커플에 승부수를 띄웠다. 김-유 커플은 91년 처음 만나 12년간 호흡을 맞춰 중국 카자흐스탄 프랑스 등이 참가하는 백두산상국제피겨축전에서 매년 우승해온 ‘베테랑’.
그러나 97베이징아시아선수권대회이후 한 차례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탓에 매년 바뀌는 국제대회 규정을 몰라 감점요인이 많았다.
이에 한국팀의 유종현 코치(35), 김희진(27)코치가 컴펄서리(규정종목)의 리프트동작(드는 동작)과 시퀀스스텝(연결 스텝) 등 8가지 동작의 지도에 나선 것이다.유 코치는 “오리지날과 자유종목 실력은 뛰어나기 때문에 규정 종목만 보완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류순애는 “남쪽에서 잘못된 것을 잡아줘 너무 고맙다. 신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준집 북한빙상경기연맹 서기장(44)은 “남북은 하나 아니냐. 이렇게 서로 돕는게 당연하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일본의 홈텃세만 없으면 우승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아오모리=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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