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의 농구에세이]KBL도 당당한 ‘꿈의 무대’

  • 입력 2003년 2월 3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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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미 세인트 빈센트-세인트메리고). 미국프로농구(NBA) 올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꼽히는 선수다. 그러나 그는 마이클 조던(워싱턴 위저즈)이 졸업한 노스캐롤라이나대 출신도, 지난해 NCAA 챔피언인 메릴랜드대 출신도 아니다. 이제 NBA 드래프트 참가 최소 연령 규정을 살짝 넘어선 만 18세의 고교 졸업반. 어머니가 받는 실업연금으로 근근히 생활하는 선수다.

하지만 그가 뛰는 고교팀의 경기는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 또 그는 스포츠 용품업체들로부터 농구화를 신고 뛰는 조건으로 무려 2000만달러를 제시받고 있다. 이런 그를 친구들은 ‘KING 제임스’라 부른다. 가난한 소년들의 꿈이자 우상이다.

지난주 한국농구연맹(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눈길을 끈 선수는 2순위로 코리아텐더에 지명된 옥범준(성균관대)이다. 옥범준은 대학 3년만 마치고 프로로 뛰어들었다. 대학 중퇴선수 1호는 삼성의 주희정. 그는 고려대 2년을 마치고 프로에 뛰어들어 지금은 억대연봉을 받는 입지전적 선수다.

옥범준은 주희정(1m81)보다 작은 1m75의 단신 가드다. 그의 개인기와 농구 센스는 이미 구로고 시절부터 입증됐다. 그의 조기 프로데뷔는 주희정과 김승현(동양·1m78)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우선 그의 가정은 주희정의 과거처럼 여유롭지 못하다. 조기프로행을 굳힌 첫째 이유다. 둘째로 신체조건이 김승현과 비슷하다. 작은 키로 프로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김승현의 모습은 바로 옥범준이 꿈꾸던 자신의 모습이다.

옥범준과 마찬가지로 연세대 3년을 중퇴하고 SBS 유니폼을 입은 윤호진은 내년보다 올해가 프로팀에 뽑히기 유리하다고 판단해 1년 먼저 뛰어든 케이스. 게다가 현재 대학 최고선수로 꼽히는 방성윤(연세대)도 내년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무대에 뛰어들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한국 프로농구도 출범 7시즌째를 맞으며 바야흐로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바뀌고 있다는 반증이다. 하기는 올림픽도 프로선수가 참가하는 세상이 아닌가.

한선교/방송인 hansunk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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