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그를 찾아오는 주말골퍼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자신의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www.freechal.com/kbjgolf)는 회원수가 300명을 넘을 정도로 높은 지명도를 가졌다.
빡빡 깎은 머리에 1m65의 작은 키. 첫 인상이 마치 동자승 같다. 부산 대양정보고 졸업의 학력에 삼성전자에 근무했다는 그의 이력도 골프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 그가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93년 2월. 레슨프로를 하던 친구의 권유로 아무 연고도 없는 충주에서 프로 골퍼를 향한 도전에 들어갔다.
프로 테스트에 여러 차례 낙방하는 좌절을 겪은 뒤 98년부터는 연습장에서 주말골퍼를 가르치는 티칭프로에 뛰어들었다. 비록 프로선수는 못됐지만 코치로 꿈을 이루겠다는 각오였다.
자격보다는 티칭프로의 자질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정식 라이센스 취득도 외면한 그의 지도과정은 4단계로 요약된다.
충분한 상담에 이은 비디오 분석을 거쳐 다양한 훈련 방법을 제시한 뒤 실제로 공을 치며 스윙을 교정해 주는 것.
고교 시절 전자기기, 무선설비, 음향영상기기 자격증을 땄을 만큼 손재주가 뛰어나 필요한 교구는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은 직접 도구를 만들어 제시했더니 다들 쉽게 이해 했습니다.” 아이언 두 개를 고리로 연결해 양손의 조화를 이룬 스윙을 가르쳤고 우드에 전구를 달아 그 불빛으로 올바른 스윙궤도를 유도하기도 했다. 연습장에 실제 그린을 조성하기 위해 덤프트럭 4대 분량의 모래를 퍼다가 잔디씨앗을 뿌린 적도 있을 정도.
에피소드도 많았다. “심약한 골퍼가 있었는데 남한강의 백사장으로 데리고 나가 강물을 향해 마음껏 공을 치게 했더니 자신감을 찾더군요.” 또 그는 클럽을 던지라는 이론을 몸에 배게 하기 위해 운동장에서 실제로 아이언을 여러 차례 날려보게 하다 학교 지붕까지 날아간 일화도 소개했다.
독특한 레슨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1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KBJ골프트레이닝센터를 열어 남다른 지도철학과 방법으로 골프 코치의 길을 걷고 있다. 2년전부터 인터넷 골프전문 사이트인 에이스골프닷컴에 게재한 칼럼과 레슨 일문일답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달 초 그는 충주를 떠나 일산에 둥지를 틀었다. 좀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기술은 물론 인간미와 사회 봉사에서도 누구나 믿고 따를 수 있는 한국 최고의 코치가 되겠습니다.” 자신의 필명을 얼치기 프로라는 뜻으로 ‘강뽀로’라고 지었다는 강병주 프로의 포부는 크기만 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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