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연습경기. 시애틀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대비하려는 목적에서인지 정규시즌의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켰다.
선발투수는 지난해 16승(10패)을 거둔 프레디 가르시아였고 톱타자는 이치로, 중심타선엔 마크 맥레모어-에드가 마르티네스-존 올러루드가 포진했다. 게다가 중간계투요원으로 지난해 37세이브를 따낸 사사키와 8홀드를 거둔 하세가와 시게토시까지 나와 ‘일본인 삼총사’가 총출동.
경기는 비록 1-8로 패했지만 롯데는 일본인 선수들을 단단히 혼내줬다.
선발로 나가 1이닝 무실점 2탈삼진을 기록한 김영수(28)는 시애틀 톱타자 이치로를 1회 내야땅볼로 요리했다. ‘안타기계’ 이치로는 세 차례 타석에 등장, 3회 볼넷을 얻었을 뿐 롯데 투수들에게 말려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이 경기에서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무명의 내야수 이동욱(29). 4회 박현승과 교체돼 1루수 겸 5번타자로 나선 그는 7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시애틀의 ‘소방수’ 사사키를 상대로 통쾌한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풀카운트에서 몸쪽 직구를 노려 쳐 홈런을 날린 이동욱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타격했는데 운 좋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동래고와 동아대를 거쳐 97년 입단한 프로 7년차의 이동욱은 그동안 2군을 벗어나지 못했던 무명. 하지만 지난 시즌 중반 신임 백인천 감독이 부임하면서 1군에 발탁된 이동욱은 79경기에서 타율 0.268에 3홈런 20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선 일본인 선수들과의 대결 외에도 친척 관계인 롯데 박정태와 시애틀 추신수의 출전도 눈길을 끌었다. 이치로와 교체돼 6회부터 타석에 나선 추신수는 내야땅볼과 볼넷으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고 그의 외삼촌인 롯데 박정태도 4회 대타로 나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정태는 추신수가 타석에 나서자 “신수, 파이팅”을 열심히 외치기도 했다.
시애틀과의 연습경기를 끝으로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모두 마친 롯데는 일본으로 이동, 후쿠오카에서 다음달 13일까지 막바지 전지훈련을 갖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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