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팔란더 회전 3회 연속 우승…2003용평 월드컵스키

  • 입력 2003년 3월 2일 18시 05분


2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03용평월드컵스키에서 우승한 핀란드의 칼레 팔란더 선수가 유연한 자세로 기문을 통과하고 있다. 강병기기자
2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03용평월드컵스키에서 우승한 핀란드의 칼레 팔란더 선수가 유연한 자세로 기문을 통과하고 있다. 강병기기자

‘하나, 둘, 셋….’

2차 레이스 마지막 주자로 나선 ‘회전의 달인’ 칼레 팔란더(26·핀란드)는 먹이를 쫓는 표범처럼 날카로우면서 나비처럼 사뿐하게 기문을 통과해 나갔다. 그의 공격적인 레이스에 기문은 하나둘씩 공략당하기 시작했다.

총길이 620m 슬로프에 설치된 55개의 기문을 가장 빠르게 통과해야 되는 월드컵 알파인스키 회전경기. 팔란더는 평균 11m 정도에 하나씩 설치된 기문을 1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안에 통과했다.

피니시라인에서 50m지점. 그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오른쪽 회전을 하다 오른쪽 다리가 번쩍 들리며 기우뚱한 것. 하지만 이내 중심을 되찾은 팔란더는 나머지 기문들을 매끄럽게 헤치고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1차레이스에서 50초73으로 1위에 올랐던 팔란더는 2차레이스에서 51초39를 기록하며 1, 2차 합계에서 1분42초12로 이탈리아의 조르지오 로카를 0.53초 차이로 제쳤다.

레이스를 끝낸 뒤 전광판을 확인한 팔란더는 관중석을 향해 환호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우승을 자축했다.

팔란더는 이번 1위로 월드컵 회전 3회 연속 우승을 기록. 그는 1월 오스트리아에서 잇따라 열린 두차례 월드컵 회전경기를 제패한 뒤 2일 열린 용평월드컵마저 제패함으로써 회전의 강자임을 증명했다. 2위는 조르지오 로카(1분42초65), 3위는 오스트리아의 벤자민 라이히(1분43초56).

지난달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회전부문 우승을 차지했던 이비차 코스텔리치(크로아티아)는 멀리 한국까지 원정 응원을 온 크로아티아 팬들의 열띤 환호속에서 레이스를 펼쳤으나 이날 1,2차 합계 1분44초68의 기록으로 15위에 머물렀다.

팔란더는 경기가 끝난뒤 “3회 연속 우승이라니 믿겨지지 않고 흥분된다. 사람들이 ‘요즘 왜 그렇게 스키를 잘 타느냐’고 묻는데 전과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자신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날 열린 대회전경기에선 스위스의 미하엘 폰 그뤼니겐이 1, 2차시기 합계 2분26초68로 우승을 차지했다.

100여명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총출동해 이틀간에 걸쳐 열린 이번 2003용평월드컵은 규모와 수준, 1000여명의 열광적인 팬 등 여러면에서 성공적인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막을 내렸다.

용평=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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